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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 식당'
'바이킹 식당'

김이삭 작가의 첫 동시집 '바이킹 식당'을 다시 읽는다. 2013년 상반기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던 이 책 한 권에 담긴 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아니하여 처음 만났을 때의 그 감동을 소환해 보는 것이다. 이 책의 작품들은 이미지 처리가 대체로 깔끔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별히 드러나는 흠을 발견하기 힘들다. 작가가 이 첫 동시집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단정하고 세련되고 시적인 문장으로 동시 읽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 두 편만 소개하기로 한다.
 
# 바이킹 식당
 
우리 동네
산 중턱에 해적선이 나타났다!
 
'바이킹 식당'이라는
간판을 단 해적선
 
애꾸눈 해적 차림의
종업원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인다
 
도시 사람들
줄 서서 기다리고
 
모 심던 사람들도
짬을 내 바이킹으로 간다
 
해적들 불 밝히고
산마을 사람들 호주머니 털고 있다
 
농촌의 도시화에 대한 걱정을 에둘러 꼬집은 동시로 읽힌다. 작가가 이러한 읽기를 의도하고 쓴 글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작품은 가볍게도 무겁게도 읽을 수 있다. 바이킹 식당을 해적선이라고 상상한 점이 신선하며 해적선의 의미를 잘 살려서 시로 빚은 점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하는 부분이다. 
 
# 개구리
 
가글가글 개구리
무엇하러 왔나?
 
재미없다, 농사
사람없다, 농사
 
투덜대는 농부 할아버지
응원하러 왔지
 

아동문학가 성환희
아동문학가 성환희

개구리 울음소리는 농촌을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다. 위 작품은 매우 간결하면서 발상이 신선하다. 리듬감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의미 또한 동의할만하다.

초등학교 수업에 활용할 생각이라며, 내 대표작이 뭔지 묻는 분들이 종종 있다. 그럴 때 내 대답은 한결같다. 내 모든 작품이 대표작이라고. 이 말은, 결코 자만심이 아니라 내가 내 작품을 그만큼 사랑한다는 의미이다. 

 오래 고민하며 퇴고한 작품들이 독자를 만나 많이 사랑받기를 바라며 작품을 빚는 일은 작가의 의무이며 숙명이다. 시대와 사람은 변해도 작품에 대한 감동은 결코 변하지 않기를 바라며 작가는 작가의 길을 걷는 것이다.

 작품집 출간을 향한 김이삭 작가의 행보는 쉬는 날이 없는 것 같다. 그 열정과 부지런함을 칭찬하고 싶다. 이후의 행보에도 세상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기대하며… 홧팅! 
 아동문학가 성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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