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퇴출 국민청원에 청와대 대신 답하면
원전퇴출 국민청원에 청와대 대신 답하면
  • 김한태
  • 2021.06.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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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한태 ㈔문화도시울산포럼 자문
김한태 ㈔문화도시울산포럼 자문
김한태 ㈔문화도시울산포럼 자문

원전감축은 한반도를 넘어 인류에게 미덕이다. 원전비용을 친환경에너지로 돌리는 것이 순리다. 
 
지난 11일 탈원전 재고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랐다. 맥락은 원자력계·야당·언론 일각에서 제기하는 문제와 같다. 기술이 축적된 원전을 왜 이 시점 포기하며, 우리는 축소하면서 외국에는 왜 파느냐는 의문이다. 이 의문은 오랫동안 넓게 퍼지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음과 같이 그 의문을 풀어보련다. 
 
도로에는 휘발유·경유·LPG·전기·수소차가 있다. 과거에는 석탄이나 목탄차도 있었다. 온갖 차종이 굴러 다니지만 퇴출되는 차종도 있다. 비용·효율·환경을 따져 퇴출순위가 정해진다. 지금은 경유차가 퇴출되고 있다. 경유차는 값이 싸고 힘이 세지만 공해유발 요인이 크므로 정부가 보상비를 줘가며 감축시킨다. 이와 같이 화력·수력·원자력·풍력·파력·태양력 발전소 가운데도 퇴출대상이 생겨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초기 필자 역시 원전산업을 약화시키는 정책이 의아했다. 그래서 직장에 다니는 딸아이와 이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던 중 텔레비전의 진입과 퇴출 과정에서 답을 얻었다.
 
텔레비전은 과거 두툼한 브라운관을 썼다. 브라운관은 전력소비가 많고 열이 많이 난다. 그러다 LCD나 PDP가 개발되면서 가정형편에 따라 다른 것을 사용했다. 그것도 잠시, LED와 OLED가 개발되면서 브라운관은 퇴출됐다. 그런데도 국내에서 브라운관 생산은 계속됐다. 인도나 중남미의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속시원하게 말좀해주면 좋겠다"며 탈원전 정책을 철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공유했다. 박근혜 정부때 국민경제자문위원을 했다는 윤 의원은 '현 정권에서 가장 궁금한 것 중 하나가 탈원전 왜 했나였다'고 썼다. 이것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우리나라 원전은 폐쇄하면서 왜 해외에 수출하느냐고 힐난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나아가 최재형 감사원장이 월성원전 자료를 들추고, 그에 맞춰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도 같은 궤도에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탈원전 기조에서 이탈해 친원전 궤도에 진입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국가운명과 국민 삶에 직결된 에너지정책에 대해서는 여야 없이 좀 더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와 딸아이의 대화는 문서, 음악, 영상을 저장하는 장치의 변천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납작하고 동그란 LP판이나 플로피 디스크를 쓰다가 CD(콤팩트디스크)로 진화했고, 지금은 손톱만 한 USB를 널리 쓴다. 형편 따라 이것도 쓰고 저것도 쓴다. 한때 유용했던 플로피 디스크는 퇴장했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원자력의 퇴장은 한사코 거부하므로 여러 의문이 든다. 여기서도 대마불사인가? 원전 이해집단의 아집은 아닐까? 중국산 부품을 국산이라고 속여 십수 년간 납품한 대기업이나 원전기술로 먹고사는 이른바 원전마피아의 저항은 아닌가? 
 
이 의문에 대한 해결 실마리는 에디슨 전기(傳記)에서 찾을 수 있었다. 거기에는 전기를 도입하려던 1880년대 카바이드와 양초 제조업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관한 얘기가 있었다. 1880년이 시작되기 하루 전 에디슨은 뉴욕의 한 거리에 막 개발한 전등 수백 개를 달았다. 그 뒤 시민들은 놀라워하면서도 지금까지 쓰던 카바이드 등(燈)을 교체하려 하지 않았다. 감전이나 화재가 나기 쉽다는 소문이 돌았다. 카바이드와 양초를 공급하던 회사 주주들이 갖가지 풍문을 퍼뜨린 것이었다. 에디슨이 설립한 회사의 주식이 팔리지 않았다. 그러한 악소문과 재정난을 넘어 만든 회사가 오늘날 제너럴일렉트릭(GE) 이었다.
 
우리는 지금 1880년대 에너지 교체시기의 혼란을 답습하고 있다. 뻔한 교훈이 있음에도 에너지연구자와 과학철학자들은 해법을 내는 데 주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의아스럽다. 원전1기 건설에 6조원이 들고 우라늄을 정제하려면 산더미 같은 원광을 분해, 농축하는 비용과 환경부담이 따른다고 한다. 그 비용을 친환경에너지 개발에 투입하면 풍력발전이나 해수전지 사업을 훨씬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울산 고리원전 앞 바다에는 박근혜 정부 때 발주했고, 김기현 시장 때 착수한 국내 첫 부유식풍력발전 시범단지가 2년째 멈춰 있다. 설치비 70여억원이 조달되지 않아서다. 참여한 중소기업들이 숨을 헐떡이고 연구진의 의욕이 꺼져가고 있다. 정략이나 사욕에 몰두하지 말고 이런 것부터 해결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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