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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전국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울산, 부산, 경남, 대구, 경북으로 구성된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가 미술관 입지를 지방으로 해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부산과 대구는 부지와 건립비 제공 등을 내걸며 적극적인 유치에 나선 반면 울산시는 소극적인 분위기다.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는 17일 이건희 미술관 입지 선정 과정을 공정하게 진행해 반발과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수도권에 미술관과 문화시설이 몰려있는 점을 지적하며, 지역에도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이건희 미술관 건립 검토를 지시한 이후 전국 30여개 지자체에서 미술관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협의회는 우리나라 문화시설 36% 이상, 미술관은 50% 이상이 수도권에 편중돼있어, 비수도권에 이건희 미술관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공동건의문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6월 말 이건희 미술관 건립 추진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송철호 울산시장(협의회장)은 "진정한 균형발전은 전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며 "미술관이 많은 국민에게 공감, 향유되기를 바라는 고(故) 이건희 회장 뜻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전국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평가액 3조원에 이르는 개인소장 미술품과 문화재 등 2만 3,00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관광, 경제 효과 때문이다. 

기증품 중에는 겸재 정선의 '정선필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현존하는 고려 유일의 '고려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단원 김홍도의 마지막 그림 '김홍도필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보물 46건)이 있다. 

통일신라 인화문토기,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도자류와 서화, 전적, 불교미술, 금속공예, 석조물 등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하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특히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이인성, 이중섭, 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가의 명작들과 모네, 샤갈, 달리, 피카소,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이 포함됐다.

이 같은 상황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하려는 지자체들은 이 회장과의 연관성이나 지역 균형발전을 내세우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는 청사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대구시는 이건희 미술관 건축비 2,500억원을 무상제공 하겠다고 밝히면서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울산시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서 한발 물러서 있으면서도 '국립문화시설 부족'을 내세우며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대해 관계부서와 협의하면서 논의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강은정기자 us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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