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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생산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FPSO, 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 현대중공업 제공

 

조선업황이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수년간 침체기였던 해양플랜트 부문도 살아날 조짐이다. 현대중공업을 자회사로 둔 한국조선해양에서 미얀마와 싱가포르로부터 올해 들어 유가가 점차 상승 흐름을 타고 최근 70달러에 안착하면서 해양 개발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2기의 해양플랜트 일감을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월 5,000억원 규모의 미얀마 쉐(Shew) 공사를 수주하며 2018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알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미얀마 3단계 가스전 개발에 투입될 총 2만 7,000톤 규모의 가스승압플랫폼 1기 공사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 공사의 설계, 구매, 제작, 운송, 설치, 시운전 등 모든 공정을 일괄도급방식(EPCIC)으로 수행하며,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제작해 2024년 상반기 미얀마 벵갈만 해상에 위치한 쉐 가스전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어 지난달 싱가포르 조선사인 케펠과 함께 페트로브라스사가 발주한 FPSO 1기(P-78)를 수주했다. 총 공사금액은 2조 5,000억원,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체의 계약금액은 8,500억원이다. 한국조선해양은 FPSO의 부유와 저장기능을 하는 선체 공사를 맡았다.

페트로브라스가 FPSO 1기(P-30)를 추가 발주하면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입찰 자격을 얻었다. 페트로브라스는 현재 부지오스에 4기의 FPSO를 운영하고 있는데, 오는 2030년까지 8기를 추가 투입해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1일 브라질 최대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한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1기를 수주했다. 대우조선의 계약 금액은 약 1조 948억원이다. 

한국조선해양과 함께 국내 조선 3사에서도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알리면서, 저유가 여파와 코로나19 등으로 사실상 명맥이 끊겼던 해양플랜트 분야가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9년 중간지주회사로 출범한 한국조선해양의 전신인 현대중공업으로선, 2014년 11월 따낸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플랜트(원유 시추 설비)를 끝으로 5~6년 동안 수주가 전무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에선 "현대중공업에서 수년간 수주 '0'였던 해양플랜트를 올해에만 2건 수주했다는 것 자체로 부활"이란 평가다. 

실제 국제유가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1.74% 상승한 배럴 당 72.12달러로 마감했다.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5% 오른 배럴 당 73.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를 두고 에너지업계에선 "국제유가가 배럴 당 70달러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배럴 당 100달러 전망"도 제기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해양플랜트 수주 부활에 대해서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2014년 유가가 폭락하자 석유회사들이 파산을 하거나 발주한 해양플랜트의 인도를 의도적으로 지연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이어졌다. 이로인해 수년동안 조선업체들이 구조조정 등 침체기를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프로젝트는 규모가 조 단위로 크고 유가 불확실성이 커 발주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올해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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