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밥그릇 챙기기에 무력화된 방역수칙
노조 밥그릇 챙기기에 무력화된 방역수칙
  • 강은정 기자
  • 2021.07.11 19:12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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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현대중공업 파업 현장 코로나 예방 '남의 일'
동구지역 연일 20명대 확진 불구
농성 텐트서 취식·턱스크 다반사
당국 엄중처벌 예고 불구 말로만
14일 영남권 결의대회 개최 예정
시민들 불안 호소 철저 단속 촉구
현대중공업 노조의 집회. ⓒ울산신문

코로나19 확진자가 동구 지역을 중심으로 연일 20명대를 넘어서면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진행중인 파업이 방역지침을 어겼다는 시민들의 성토가 나오고 있다. 개인에게는 방역수칙을 엄격 적용하면서 파업하는 노조원들은 마스크를 벗고 있는데도 단속조차 하지 않는 울산시, 동구청, 경찰 등에 대해 '이중잣대'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9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내 파업 현장. 이곳에는 대형 텐트 10개가 농성 현장인 턴오버 크레인을 에워싸고 있고 그 속에는 노조원들이 모여 파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더운 날씨 탓인지 대다수가 마스크를 벗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나눠 먹었다. 노조원들은 '턱스크(턱에 마스크를 걸친 모습)'가 일상화된 모습이었다. 텐트 속에서 턱스크를 한 채 연신 담배를 피워댔고, 라면 등 간식거리를 가지러 가는 도중에도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현대중공업 한 노조원은 "파업을 하면서도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인데 대다수 파업 참여 동지(노조원)들은 위기 의식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위원장이 크레인을 점거하는 행태를 보며 다수의 노조원들은 두번이나 협상 부결된 책임론 보다는 곧 진행될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보여주기식의 파업을 하고 있다"라며 "방역수칙을 어겼다는 비난과 임단협 부결 등의 리스크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여 파업 참여도 저조하다"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서워지고 있는 상황에 파업을 강행하며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그동안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행정, 방역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불씨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노조 파업 기사와 커뮤니티 등에서 "코로나19로 모든 시민들이 자유에 침해받으며 생활하면서 남에게 피해 안끼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노조는 권리 찾겠다는 명분으로 파업을 강행하는 이기주의적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내로남불 정권, 노조는 성역인가. 방역수칙 위반해도 단속 안하는것 보라"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노조는 지난 6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9일까지 예정했지만 오는 16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노조가 추산한 파업 참가 조합원은 800여명이다. 야간에도 100여명이 교대로 텐트에서 노숙하면서 농성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처럼 수백명이 모여 있음에도 방역, 행정당국은 불구경 하듯 손놓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시, 동구, 경찰 등은 그동안 방역 지침을 어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예고해왔다.

  지난 1일 울산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대해 발표하면서 100인 이상의 집회, 행사를 금지하고 있고, 수백명이 모이는 파업이 진행될 경우 경찰과 협조해서 방역지침을 위반한 사항이 발견되면 엄중 조치 하겠다고 본보에 밝혔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파업 현장에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의 온상임에도 행정당국의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었다. 

 지난 4월 이를 지적하는 기자의 질문에 당시 동구청은 "유사사례 발생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현대중공업 측과 협의해 사업장 내 집회에 대해서도 방역수칙 준수여부를 철저히 현장 확인하겠다"라고 밝혔지만 지난 5월 금속노조 영남권 노동자대회에 이어 이번 파업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다. 

 여기에 오는 14일 금속노조 영남권 결의대회를 현대중공업 앞에서 또다시 열 계획이어서 코로나19 확산 불안감은 더 엄습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파업 참여자와 타지역 노조원들이 한곳에 모였다가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할 경우 이들의 동선을 추적할 수 있는 방안이 전무하다. 그래서 더욱 조심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울산시와 동구청, 경찰 등은 방역 최우선이라는 말과는 반대로 행동은 이를 방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에 방역지침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하겠다"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측 역시 혹여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회사 '셧다운' 위기에 몰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주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코로나19에 걸린 상황이기도 하다.  

 회사 측은 이날 노조에 공문을 보내 "파업 현장 내 방역수칙 위반이 심각해 대형 감염의 온상이 될 우려가 크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방역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 전문가는 "이번 파업으로 인해 방역에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집회, 시위, 파업 등에 대해서도 단속하고 노조에 지속적으로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강은정기자 us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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