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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수로부인을 구하라. U울림통(50)

신라 제33대 성덕왕 때 순정공(純貞公)이 아슬라주(강원도 강릉) 태수로 발령 받아 가던 길이었다.
 
 해변에서 점심을 먹는데 주변 바위산 절벽이 병풍 처럼 둘러진 곳(삼척 남화산)에 예쁜 철쭉 꽃이 피어 있었다. 순정공의 아내 수로부인(水路夫人)이 그꽃에 반해 꽃을 꺾어 오기 바라나 길을 따르던 사람 모두가 험준한 벼랑 기세에 엄두 조차 내지 못한다. 때마침 새끼를 밴 암소를 끌고 가던 한 노인이 그 말을 듣고 꽃을 꺾어 주면서 노래(헌화가獻花歌)를 지어 함께 바쳤는데 이러했다. 
 
  "자주빛 바윗가에 잡은 손 암소 놓고 / 나를 아니 부끄러워 하시면 /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 "

 장창호 작가는 이 노인의 목소리로 노래하며 연기한다. 

 그리고 이틀 후에 임해정(臨海亭, 삼척 증산 해변)이란 곳에서 또 점심을 먹게 되는데 이 때 해룡(海龍)이 갑자기 나타나 수로부인을 납치해서 바다 속으로 끌고 갔다. 순정공은 허둥지둥 발을 구르며 어쩔줄 몰라 하는데 한 노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옛날 말에 여러 입은 쇠도 녹인다 하니 경내의 백성들을 모아서 노래(해가海歌)를 지어 부르고, 막대기로 언덕을 치면 부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하여 순정공이 그 말대로 하였더니 해룡이 부인을 받들고 나와 순정공에게 바칩니다. 백성들이 수로부인을 구하려고 부른 노래가 해가사는 이러하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 남의 부녀 빼앗아 간 죄 얼마나 큰가 / 네 만일 거역하여 내놓지 않는다면 / 그물로 잡아 구워 먹으리라"
 
 수로부인 '헌화가'와 '해가'는 8세기 초 향가의 흐름과 역사적 배경을 생각케 하는 설화로 다양한 상상을 불러 오고 있다. 시대를 떠나 절세미인들은 미모의 댓가를 치뤄야 되는 모양이다. 정리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구로 수로부인 헌화공원에 세워진 수로부인 동상. 삼척시 홈페이지 캡처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구로 수로부인 헌화공원에 세워진 수로부인 동상. 삼척시 홈페이지 캡처

 ▶ 울산신문 오디오클립 'U울림통' 바로가기
 ▶ 영상 보기 : 장창호TV [52] 수로부인 납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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