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주말 울산에서 안전불감증을 실감케 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 염산 누출사고까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난 17일 0시 50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화공약품 전문 유통업체에서 탱크에 저장된 염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나 모두를 긴장케 했다. 

누출된 염산의 양은 약 5.5t으로 확인됐으며 누출된 염산은 대부분 방류벽 내에 차집됐지만 공기 중의 수분과 반응해 반응가스가 발생했다. 그나마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생각할수록 아찔한 상황이었던 건 분명했다. 안전에 대한 경각심도 다시금 일깨운 계기가 됐다. 

소방당국은 이번 누출사고가 염산 저장탱크 외부에서 갈라짐 현상이 발생해 염산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사고시설에 대한 가동 중지 명령을 내리고, 자세한 경위와 주민 피해와의 관련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업체의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사항 등이 확인되면 행정처분 조치를 내릴 방침이라고 한다.

이날 염산 누출사고가 나자 울주군은 사고 발생 1시간 40여분 후인 새벽 2시 38분에 군민을 대상으로 실내대피와 외출 자제를 내용으로 재난문자를 발송했고, 오전 4시 54분 해제를 알리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다행히 큰 인명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인근 마을 주민 9명이 호흡곤란과 메스꺼움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만으로도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라고 본다. 올 들어 공단에서 2번이나 가스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유독성 화학물질은 안전관리가 핵심이다.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리면 대형 사고로 직결된다.

울산환경운동연합 등이 논평을 내고 사후대처 강화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울산시와 환경부 등은 울산지역 석유화학단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가산단의 유해 화학물질 누출에 대한 감시강화를 위해 민간환경감시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계당국은 관심을 갖고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당국이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리감독 책임을 따지는 것이 전제돼야 하겠다. 2차 오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