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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석 의학박사·울들병원장
장호석 의학박사·울들병원장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휴가를 보내는 모습도 많이 바뀌고 있다. 숙박시설과 대중음식점을 통한 집단감염 사례가 종종 발생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대중교통이 아닌 자차를 이용하고 실내 보다는 야외에서 '차박'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차박'이란 차 안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은 있지만, 차박 후에는 척추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올 여름 즐거운 휴가동안 척추관절 통증을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건강상식을 제안해 본다. 

차박을 위해선 장시간 직접 운전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전할 때의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의 자세보다 허리디스크에 두배 가량의 압력이 가해진다. 따라서 장시간 운전 시에는 등받이 각도를 평소보다 조금 더 세워서 100도 전후로 유지하는 것이 허리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뒷주머니 지갑은 좌우 엉덩이 높이를 달리해 허리통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운전 중에는 뒷주머니 지갑을 빼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바른 자세로 운전하더라도 운전 시간이 길어지면 피로가 누적돼 허리와 어깨 근육이 경직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2시간 이상 연속적으로 운전하는 것을 피하고 안전한 휴게소에 들러 가볍게 온몸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차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는 잠자리다. 집처럼 편안한 잠자리는 될 수 없어도 최대한 편안한 잠자리를 준비하려면 우선 차를 기울어지지 않은 평지에 주차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면이 고르지 못하면 잠을 잘 때 체중이 한쪽으로 쏠려 척추와 근육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실내에도 평평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선 얇은 천보다는 두꺼운 에어매트를 깔고 자는 것이 허리통증 예방에 도움된다.

여름이라고 하더라도 산이나 바닷가는 새벽에 기온이 많이 떨어지는데, 비좁은 차 안에서 웅크리고 자면 근육이 수축하고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아 허리 및 무릎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저녁에 잠들기 전에 담요와 침낭을 미리 준비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밤 동안 굳어져 있던 척추관절과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바다에서 수영을 할 경우에는 올바른 수영 자세도 중요하다. 요통 환자에게는 배영이나 자유형 같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천천히 오래 할 수 있는 수영법이 좋으며, 접영이나 평형처럼 허리에 지속적으로 큰 자극을 주는 수영법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계곡이나 낮은 수심에서 다이빙을 할 경우에는 바닥에 부딪혀 머리나 목뼈가 골절되는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삼가해야 한다. 

산이나 계곡에서 내리막을 걸을 때는 체중의 3~5배의 하중이 발목 관절에 전달된다. 따라서 한순간 방심으로 인해 발목을 접질리면 외상 부위에서 열이 나고 붓기 시작하는데 이때는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염증과 붓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얼음을 이용해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신속한 회복에 도움된다. 

여성의 경우 여름철만 되면 예쁜 패션 때문에 허리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발 굽이 거의 없는 플랫슈즈는 땅바닥에 닿을 때 충격이 고스란히 발바닥을 통해 무릎관절과 척추에 전달돼 통증을 유발하고, 굽이 너무 높고 탄력이 없는 하이힐은 척추에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척추균형까지 변형시키기 때문에 허리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척추 건강을 생각한다면 신발의 굽 높이는 2~3㎝ 정도가 적당하다. 

휴가를 다녀온 후엔 누적된 피로와 근육을 풀기 위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휴식을 취한다고 온종일 잠을 자거나 누워 지내는 것은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으며,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것이 효과적이다. 차박여행 이후 며칠이 지나도 피로감이 회복되지 않고 통증이 심해지면 척추관절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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