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새
봉황새
  • 엄성미
  • 2021.07.19 20:25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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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차 대유행도 함께 이겨냅시다
'봉황새'
'봉황새'

2021년 6월에 출간한 김옥곤 창작동화집 '봉황새'에는 11편의 창작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작가가 오랜 시간 공들여 쓴 귀한 동화들이라 소중하게 펼쳐 봅니다. 
 오늘 소개할 동화는 '폴대 이야기'입니다. 병원에 있는 링거 폴대가 바라본 세상 이야기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4차 대유행에 마음이 혼란스러워서 이 동화를 여러 번 읽었습니다. 
 
 새벽 병실 안은 맑고 고요합니다.
 아이가 슬리퍼를 찾아 신습니다. 아직 잠이 덜 깬 얼굴입니다. 기특하게도 마스크 쓰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아이와 나는 서로 의지하면서 걸어갑니다. 자칫하면 아이가 넘어질 것 같습니다. 나는 아이 곁에 바짝 붙습니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링거 폴대가 보기에 다섯 살로 보이는 희망이는 눈이 크고 예쁘게 생긴 사내아이입니다. 링거 폴대는 잠이 덜 깼는 데도 마스크 쓰는 것을 잊지 않고 화장실로 가는 희망이를 칭찬합니다. 
 동화 속 아이라 가능한 일이라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마스크 줄이 끊어져 화들짝 놀라는 아이들 모습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더 놀라운 일은 여분으로 가지고 다니는 새 마스크를 보조 가방에서 꺼내 다시 쓰거나, 그조차 없는 아이들은 울먹거리며 집으로 달려가는 것을 보았을 때였습니다. 
 
"어젯밤 뭔 일 있었어?"
"말도 말아. 요양원에서 환자들이 밀려왔어. 집단 감염이라나 뭐라나"
"큰일이네. 요양원이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대부분일 텐데."
"노인이라고 봐주나, 뭐."

아동문학가 엄성미
아동문학가 엄성미

 코로나 바이러스는 노인들에게 더 혹독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외로움에 시달리는 어르신들도 보았습니다. 감염 위험 때문에 요양 병원에서는 면회를 허락하지 않아 부모와 자식은 얼굴 보기가 힘듭니다. 제가 아는 어르신은 폐렴에 걸려 중환자가 되어서야 대형 병원 응급실로 모셔졌습니다. 그제야 자식들은 어르신을 뵐 수 있었지만 한 달을 넘기지 못하시고 저세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꼭두새벽에 말이야. 양성 판정을 받은 그 임산부 있지? 아기를 낳았어. 예쁜 공주님이래. 얼마나 우렁차게 우는지 다들 가수가 될 거라며 좋아해."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래도 한편으로 아기가 걱정입니다.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애들은 괜찮다지, 아마, 갓난아긴."
 
 임산부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할 수 없습니다. 가족이 모두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된 채로 아이를 낳은 임산부를 보았습니다. 일반 산부인과에서 임산부를 받아주지 않아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겨우 출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앰블런스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네요. 코로나 환자를 실으러 달려가는 건 아닐까요?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기분이 듭니다. 
 여러분, 모두 무사히 오늘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동문학가 엄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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