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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첫 공공미술관인 '울산시립미술관'이 오는 12월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참여와 공유의 21세기 미래형 미술관'으로 중구 북정동 1-3 일대에 전시실, 수장고, 다목적홀, 편의시설 등을 갖춘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의 첫 공공미술관인 '울산시립미술관'이 오는 12월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참여와 공유의 21세기 미래형 미술관'으로 중구 북정동 1-3 일대에 전시실, 수장고, 다목적홀, 편의시설 등을 갖춘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울산 첫 공공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이 마침내 오는 12월 개관한다. 건립 계획이 세워진 후 10여 년이 넘도록 녹록지 않은 과정을 거쳐 드디어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울산시립미술관. 울산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만큼 건립을 앞둔 현재 대표미술관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타 광역시도에 비해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딛고 향후 울산시립미술관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그 방법과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 연면적 1만 2770㎡ 북정동 2층 규모 건립
울산시립미술관은 사업비 677억 원을 들여 중구 북정동 1-3번지 일대 부지 6,182㎡에, 연면적 1만 2,770㎡,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주요시설로는 전시실, 수장고, 다목적홀,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준공은 오는 11월, 개관은 12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울산시립미술관 건립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지난 2011년 건립 계획이 세워진 이후 지속적인 건립 부지 재검토와 시민 공론화가 추진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2019년에 이르러서야 착공에 들어갔다. 개관을 5개월여 앞둔 현재는 울산시립미술관 조직구성을 완료하고 소장품 구입과 개관전 준비 등 본격적인 개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참여와 공유의 21세기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한다.

 주요 비전으로는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매체 기반의 미디어아트센터 △자연과 기술의 조화와 공존이 이뤄지는 미술관 △산업과 예술의 조화와 공존을 모색하는 미술관 △다세계, 다계층, 다문화, 전문가와 비전문가 간의 경계가 없는 공공과 공유의 미술관 △예술, 과학, 인문사회학, 경제학 등 다학제의 융복합 미술관 △울산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컬(Glocal) 미술관 △동시대, 사회, 문화의 갈등을 해소하는 평화와 치유의 미술관 등 7개의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다. 

# 조화·공존·치유 바탕 '미래형 미술관' 도약
과거에는 새로운 미술관이 이 같은 비전을 실현하며 자리매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요즘은 생산, 유통, 소비가 모두 가속화되는 시대다. 

 20세기 화가 '빈 센트 반고흐'가 유명해지는데 수십년 혹은 사후까지 시간이 걸렸다면, 이후 등장한 '데미안 허스트' 등의 작가는 그것을 10~20년 정도로 단축했다. 

 21세기를 사는 '장샤오강' 같은 작가들은 그 주기를 5년 정도로 더욱 앞당겨 놓았다. 

 울산시립미술관도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한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 관장은 "작가든 미술관이든 새로운 것이 등장해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아나가는 데까지 시간은 3년 안에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며 울산시립미술관이 성공적인 미술관으로 안착하기 위해 필요한 주요 사항 4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기획의 순발성'이다. 아이디어가 제시되면 그것이 급진적이라 하더라도 바로 실행될 수 있는 순발성 있는 조직 체계를 가져야 도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조직의 유동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다중 지성을 활용하려면 전문가들의 유동성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다수의 공공미술관들은 해외보다 폐쇄적으로 기획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협력 작업을 위해 한정된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열린 미술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통해 확장되는 '장르의 융합성'도 놓쳐선 안 된다. 대중들은 이미 오감을 활용하는 것으로 감각 체계가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창작자도 다양한 예술 장르를 융합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복합문화공간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대적인 이슈를 선정해서 이끌어나가는 '아젠다(agenda) 선도성'도 갖춰야 한다.

 서 단장은 "울산시립미술관이 이러한 점들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 권력이나 자본 권력으로부터 철저한 독립성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울산 이야기 담고 시민과 공유하는 미술관
울산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날갯짓을 준비 중인 울산시립미술관. 하지만 무엇보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울산에 기반을 둔 울산만의 색깔을 담아낼 수 있는 미술관이 돼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울산시립미술관은 울산을 소재로 한 전시를 기획하고, 지역작가들을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이번 개관전에선 울산지역 문화사적 재정립을 위해 실시 중인 기성, 작고 작가 관련 연구용역 자료도 아카이빙형 전시로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신진작가들을 장기·다면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지역작가를 발굴해 전시를 열어주고, 소장까지 연결하는 다면적 지원 방식은 단순히 작가를 발굴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나아가 중앙과 지방 미술의 간극을 없애고, 수평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담은 셈이다. 

 울산지역의 한 미술단체 대표는 "울산시립미술관은 타 시·도 광역시에 비해 늦게 설립된 감이 있다. 후발주자는 기존과 다른 특화된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하면 평범한 지역 미술관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을 갖지만 타 미술관이 겪은 시행착오를 먼저 개선해 운영할 수 있는 장점 또한 동시에 가진다"며 "울산시립미술관이 미디어, 기술매체 등 여러 가지 방법적인 것으로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겠지만, 이 방법적인 것에 '울산만이 안고 있는 이야기를 잘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핵심을 잘 반영하는 것이 울산시립미술관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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