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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 송철호 울산시장, 이상헌 국회의원, 임동호 전 최고위원, 김두겸 전 남구청장, 박대동 전 국회의원, 박맹우 전 국회의원, 서범수 국회의원, 이채익 국회의원, 정갑윤 전 국회의원,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김종훈 전 국회의원.
왼쪽부터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 송철호 울산시장, 이상헌 국회의원, 임동호 전 최고위원, 김두겸 전 남구청장, 박대동 전 국회의원, 박맹우 전 국회의원, 서범수 국회의원, 이채익 국회의원, 정갑윤 전 국회의원,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김종훈 전 국회의원.

 

여야의 명운이 걸린 내년 3월 대선에 이어 불과 80일 만인 6월 1일에 치르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우리나라 정치사와 지방자치사에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 정치 이벤트다. 시기적으로 정권의 향방이 갈리는 대선이라는 역사적 사건 직후에 실시되기 때문에 대선 결과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선거다. 더불어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냐, 국민의힘의 정권 탈환이냐. 가능성이 가장 큰 두 변수 중 결과가 어느 쪽으로 귀결되더라도 정권 안정과 견제라는 선거 본연의 기능이 작동할 수밖에 없다. '0선 36세 당대표'로 요약되는 이준석 효과를 굳이 끄집어내지 않아도 공천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과연 혁신 공천의 방향은 어떤 모습일까. 10개월여 안으로 좁혀진 내년 지방선거에 적용할 여야 주요 정당의 공천 향방과 울산시장 선거 등 지역 단체장 출마예상자들의 대응 전략 등을 짚어본다.편집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대와 상관없이 선거의 지상과제는 당선이다. 명료하면서도 간단한 명제다. 하지만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이 대전제가 역대 각종 선거의 후보 공천에 불변의 법칙으로 적용됐는지는 짚어봐야 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어떤 정당이든 애초 후보공모 땐 당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인물 경쟁력을 최대 공천기준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후보 신청접수가 시작도 되기 전에 '낙점설·내락설'이 나도는 게 우리 정치의 현실이었고, 정작 인물 심사를 거쳐 경선에 오른 예비주자가 의외이거나 특정 정치인의 비호를 받는다는 말은 공공연하게 나돌았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최종 확정된 후보에 대해 '이변'이라는 표현이 붙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동안의 공천과정이 선거 승리를 위한 '공천(公薦)'이었는지, 아니면 특정 정치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사천(私薦)'이었는지는 되돌아 볼 일이라는 얘기다.

 내년 지방선거를 10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후보 공천에 대한 인식과 시각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고, 또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3년 전 지방선거와 지난해 총선, 올 4·7 재보선을 거치면서 완전 상향식 공천제가 자리를 잡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선 100% 국민경선제가 일반화될 것이란 예상은 상식으로 통한다. 단체장으로 뽑히기에 앞서 여야 공당을 대표해 선거에 뛰려면 힘 있는 정치인이나 당원들의 선택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선택부터 받아야 하는 시스템이 정착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준석 효과'에, 더불어민주당의 '청년층 안기'가 더해지면서 여파가 내년 지방선거 공천으로 옮아가는 분위기다. 


 결국 내년 지방선거에선 단체장은 물론, 지방의원에 이르기까지 누구든 본선에 나서기 위해서는 당심(黨心)이 아닌 민심(民心)의 먼저 얻어야 할 것을 예상된다. 공천의 기본 틀이 정당의 논리에서 시민의 상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지극히 간단한 조건이지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결코 쉽지 않은 가시밭길이 출마자들의 앞에 가로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혁신 공천의 요체는 '유권자의 눈높이'인 셈이다.


 여야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과 5개 기초단체장 선거의 본선 주자를 100% 국민경선으로 뽑는다 해도 최종 경선에 오르기까지 예비후보들은 종전보다 훨씬 까다로운 인물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평화무드' 속에서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는 정책이나 인물에 관계없이 울산은 물론 전국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싹쓸이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빚어진 초보 지방의회의 시행착오와 '박원순·오거돈 사태'를 지켜보면서 시민들은 스스로의 선택을 되돌아보며 한 표의 가치를 절감했었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자각은 지난 4·7 재보선에선 야당 압승, 여당 참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다 지난 6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킨 '이준석 효과'가 더해지면서 정치권에선 변화의 차원을 넘은 혁신의 바람이 일고 있다. 문제는 일련의 현상이 일시적으로 불다 그칠 것 같지가 않다는 점이다. 혁신의 요구는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을 거쳐 지방선거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 혁신의 바람에는 구조적 문제인 관행이나 제도 개선과 같은 요구도 있지만, 무엇보다 핵심은 사람이다. 결국 혁신 공천을 통해 사람을 바꾸라는 주문인데, 내년 지방선거 후보 심사가 깐깐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내년 지방선거 주자들이 갖춰야 할 최대 덕목은 무엇일까. 해답은 시대적 화두인 '공정'과 '정의' 그리고 '통합'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정상적 사회 진출의 기회마저 잃어버린 청년층의 요구이며, 고통 속에 살아가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울부짖음이다. 여기에다 이념과 지역, 계층, 세대 간 대립과 갈등으로 분열된 사회를 '우리'라는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리더십도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예비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인물이 살아온 과정은 물론 현 위치에 서기까지의 배경과 절차가 상식과 사회적 윤리·도덕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공정과 정의, 사회 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겸비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들 덕목이 후보 검증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10개월여 앞둔 현재까지 울산광역시장과 5개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가 예상되는 여야 후보군은 줄잡아 60여 명에 이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3명 선이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29명 정도가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진보진영 3당에선 9명 정도가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울산광역시장 선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4명과 국민의힘 7명, 진보당 1명 등 모두 12명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중구청장 후보군은 민주당 4명, 국민의힘 5명, 진보당과 노동당 각 1명씩 모두 11명이 예선 구도를 갖췄다. 남구청장 출마예정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각 5명, 진보당 2명 등 12명이 거론되고 있다. 동구청장은 민주당 4명, 국민의힘 4명, 진보당 2명, 노동당 1명의 명단이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북구청장 선거에는 민주당 3명과 국민의힘 3명, 진보당과 정의당 각각 1명씩 모두 7명 정도가 출마 준비 중이다. 울주군수 예비후보로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5명이 예선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현역 단체장 중 불출마 사례는 없으며, 울산광역시장 여야 후보군 12명 중 현역 국회의원 3명과 전직 국회의원 4명, 단체장 출신 1명 등 대부분 선거 출마 경험이 있는 기성정치인이며 새 인물은 없는 상태다. 또 5개 기초단체장 출마예정자도 대부분 전·현직 지방의원 출신 등 기성정치인이며, 정치신인은 공무원 출신 등 2명이 눈에 띈다. 여성은 민주당 2명과 국민의힘 1명, 진보진영 4명 등 모두 7명 기초단체장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각 단체장 선거별 후보군의 특징은 울산광역시장의 경우 전·현직 국회의원이 압도적으로 많다. 민주당의 경우 애초 후보군은 5명이었으나 송철호 시장의 재선을 도와야 한다는 당내 여론을 의식에 1명이 불출마로 돌아섰고, 송 시장을 제외한 남은 3명도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여론과 정치 상황을 주시하며 유보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반면 재선 의지를 다지고 있는 송 시장은 특유의 유화적 분위기에 시정 추진력을 더한 강한 이미지 변신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후보군 7명 중에선 아직 2명은 출마 결심을 굳히지 않은 채 상황 변화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또 후보군은 70대 고령층과 50~60대 장년층으로 나뉘는 세대별 대결 양상이다. 고령층 예비주자들의 경우 풍부한 정치·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더 강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장착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맞서는 장년층은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시민 정서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자세다. 이와 함께 미래 울산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과 경쟁력을 내세우며 예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여야 울산시장 후보군이 이미지 변화에 골몰하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나 지명도가 떨어지는 5개 기초단체장 후보군은 부지런히 지역을 누비며 발품을 팔고 있다. 본선 주자를 뽑는 예선전의 향방은 결국 주민의 선택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우선 얼굴을 알리는 일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이들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은 현재 진행 중인 여야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거쳐 대선 본선후보가 결정되는 오는 10월께부터 본격적인 선거 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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