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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청량읍 화창마을은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중소공장들이 대거 밀집하면서 주민 생활에 크고 작은 불편을 끼치고 있지만 행정당국의 개선 손길이 미지치 못하고 있다.
울주군 청량읍 화창마을은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중소공장들이 대거 밀집하면서 주민 생활에 크고 작은 불편을 끼치고 있지만 행정당국의 개선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울산석유화공단 초입, 울주군 청량읍 화창마을이 갈수록 슬럼화 되면서 주민들이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십 수년째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

 울주군 청량읍 온산읍 상남리 일대는 자연마을인 화창1리와 2리에 300여가구 400여명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청량읍의 상징인 청량읍행정복지센터가 온산로 도로 하나를 사이로 위치해 있는데도 화창마을은 도로나 기반 시설 하나 변변히 갖추지 못한 채 울산지역에서도 가장 생활환경이 낙후한 곳으로 전락했다.

 석유화학공단이 인접해 있어 지난 50여년 넘게 공단의 직접적인 공해를 받아 왔던 이 곳에는 현재 70여개가 넘는 중소공장들이 자리를 잡았다. 

 2014년 자연녹지에서 준공업지역으로 지정 변경된 이후부터다. 

 도심과 공단이 가깝고 외지로의 진·출입이 비교적 용이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등이 근접하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한다.

 특히 고물상과 폐철 관련 업체들이 수년전부터 하나 둘씩 들어와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니 화창마을 일대에만 15개가 넘는 업체들이 몰려 들면서 고물상 단지가 돼 버렸다.

 또한 화창마을 주 도로와 이어진 거미줄 같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주택과 공장이 뒤섞여 빼곡하게 들어서 사람들 왕래 조차도 힘겨울 지경이다. 이 좁은 도로를 화물차량 들이 아슬아슬하게 곡예운전을 하는가 하면 화창마을 외곽 비포장도로를 차량들이 수시로 질주하면서 종일토록 흙먼지가 날리는 등 마을 환경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행정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사이 무허가 중소업체들이 난립해 지주와 토지 이용자간 송사에 휘말리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 말 이곳에 창고시설을 짓기로 하고 임시 사무실을 차렸던 A씨는 "임대업자에게 속아 허가도 나오지 않는 곳에 창고 시설을 갖추는 바람에 수 천만 원의 사업비만 날리고 철수했다"면서 "진입도로도 없는 곳에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데 행정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 2월 23일, 화창마을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면서 불과 42분만에 주택 2동이 소실되고 80대 노인이 2도 화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이 지휘차와 펌프차, 구급차 등 총 15대를 현장에 출동시켰지만 좁은 골목길로 소방차량 조차 접근할 수 없었던 탓이다.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온산공단으로 향하는 상남교차로 일대는 수시로 교통지옥이 된다. 이 도로는 지난 2013년 국도31호선 온산~두왕 자동차전용도로가 개설되면서 석유화학공단과 덕하시장 방면으로 향하는 하부도로가 개설됐지만 예산부족으로 지금까지 도로 연장이 되지 않고 중단된 상태다.

 울산시가 지난 2020년까지 덕하시장~석유화학단지까지 길이 700m 도로개설 공사를 완공하기로 하고 지난 2013년 9월 석유화학단지~국도31호선 구간공사 300m를 준공했지만 나머지 400m 구간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보상작업에 들어갔다가 흐지부지 중단된 상태다.

 특히 상당수의 차량들이 이 도로를 지름길로 이용해 온산공단과 석유화학공단으로 오가면서 아침 저녁으로 차량행렬이 끝없이 어어져 교통지옥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음과 진동, 먼지 등 각종 생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로 주민들은 지난 1998년부터 울산시나 시의회 등에 화창마을에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해 쾌적한 마을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최근, 옥동 군부대의 청량 이전 논란이 일자 청량읍 주민들은 화창마을에 대한 환경 개선을 울산시에 인센티브로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할 만큼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이에 대해 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했을 뿐이다.

 화창마을의 한 주민은 "우리 마을이 주민들이 많이 거주해 선거 때 필요한 지지표라도 많으면 벌써 해결됐을 일들이지만 매번 순위에서 밀리고 있고, 20여년 넘게 해결해 주겠다만 말만 되풀이 할 뿐 현실화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울산 지역 어디에 이런 낙후한 환경의 마을이 있겠느냐"며 볼멘소리를 뱉어냈다. 
 전우수기자 jeus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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