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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차승민 지음. 아몬드. 312쪽. 
치료감호소에서 일하는 현직 정신과 의사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던 치료감호소 내부 이야기를 다룬 책.
 
개원한 지 34년이 지났지만 치료감호소에서 누가 뭘 하며 지내는지는 구체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2018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2019년 진주 방화사건 등 강력 사건의 피의자들은 모두 치료감호소에서 정신 감정을 받았다. 그래서 대체로 부정적인 곳으로 인식된다.
 
저자는 책을 쓰는 내내 염려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특히 범죄로 고통받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 책이 상처를 들춰내는 헛된 시도나 범죄자를 감싸려는 그릇된 선의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저자는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끝에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정신질환 범죄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는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서 책을 펴냈다고 말한다. 또한 정신질환을 향한 편견과 혐오를 손톱만큼이라도 줄이고 싶었다고 덧붙인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정진영 지음. 무블출판사. 304쪽.
문학의 영원한 소재 중 하나인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첨단기술에 바탕을 둔 SF 성향의 서사를 가미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인공지능(AI)으로 다시 만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문학상을 타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대필 작가로 전락한 소설가 범우는 대기업 회장의 자서전을 대필한 인연으로 이 회사의 홍보실 영입을 제안받는다. 드디어 운이 트이나 싶었으나 입사 신체검사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절망에 빠진다.
 
범우는 어둠 속에서 13년 전 그와 다툰 뒤에 극단적 선택을 한 어머니를 떠올린다. 그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죄책감 속에서 살아왔다.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가 했지만, 대기업 회장은 자비롭게도 그를 본사 인공지능 연구실에 입사시켜주고 회사 지원으로 치료도 받게 해준다.
 
그는 연구실에서 사산한 자식을 AI로 재현한 선임연구원의 말을 듣고 자신의 어머니를 AI로 부활시키기로 한다. AI로 재현된 어머니와 아들은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발칙한 예술가들 윌 곰퍼츠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300쪽.
빈센트 반 고흐,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등 예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예술가들은 놀라운 재능과 뛰어난 감각을 타고났으리라고 짐작된다. 하지만 영국 테이트 갤러리 관장을 지낸 예술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예술가가 특별한 이유는 창조성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창조성은 예술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있으며, 다만 성공한 예술가는 자기 자신이 집중할 대상을 찾아내는 데 탁월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미켈란젤로부터 고흐, 피카소, 뱅크시까지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들이 어떻게 창조성을 키우고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누구나 피카소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미켈란젤로처럼 조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누구나 예술가처럼 생각할 수는 있다"고 전한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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