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거나 수수하거나…같지만 다른 이름의 여름 야생화
화려하거나 수수하거나…같지만 다른 이름의 여름 야생화
  • 김영덕
  • 2021.07.29 19:43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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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U+울산근교 약초 산책] 2. 마타리·뚝갈
노란 마타리는 간월재 흰 뚝갈은 화장산서
뿌리서 나는 된장 냄새로 '패장' 이라 불려
어혈·염증제거 효과…만성위염 등도 처방
27일 오전 연무가 짙게 깔린 간월재 산 비탈에 노란 꽃을 피운 마타리가 두 팔을 벌리며 기지개를 펴는듯하다.
27일 오전 연무가 짙게 깔린 간월재 산 비탈에 노란 꽃을 피운 마타리가 두 팔을 벌리며 기지개를 펴는듯하다. 김영덕

무더운 날이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등에서 땀이 흐른다. 더위를 물리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시원한 수박, 차가운 얼음물, 달콤한 팥빙수. 그러나 다른 방법도 있다. 이열치열(以熱治熱). 내게는 여름을 이겨내는 아주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 산행이다.

여름엔 신불산이다. 영남알프스 중 여름에 제일 많이 찾게 되는 산이 신불산이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더운 여름날에는 배내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배내고개에서 간월재로 오르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길가에 약초들이 너무나 많다. 꿀풀, 질경이, 물레나물, 칡, 왕머루, 누리장나무, 등골나물, 향등골나물….  간월재 거의 다다른 곳에 이르면 형광 노랑색 식물을 만날 수 있다.

간월재에 노란꽃을 피운 마타리.
간월재에 노란꽃을 피운 마타리. 김영덕
언양읍 화장산에 하얀꽃을 피운 뚝갈.
언양읍 화장산에 하얀꽃을 피운 뚝갈. 김영덕

# 마타리 '무한한 사랑'  뚝갈 '야성미'  꽃말도 달라
마타리. 한약명은 패장(敗醬)이다. 눈에 확 들어오는 강렬한 형광 노랑색 꽃이 피는 마타리는 한 번 보면 머릿속에 각인이 된다. 거기다 간월재를 배경으로 피어 있는 마타리의 꽃을 보면 더위는 어디 갔는지 모를 만큼 그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황순원의 소나기에 마타리가 등장한다. 마타리의 꽃말은 '무한한 사랑' '미인'이다. 다른 곳에서도 마타리를 본 적은 있었다. 그런데 황순원의 소나기에 등장하는 마타리 꽃의 분위기와 꽃말인 '무한한 사랑''미인'을 느끼게 된 것은 간월재 주변에서 자라는 마타리를 만나고 나서였다. 그 후로 많은 시인들이 마타리를 노래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주머니 속 풀꽃 도감'에서 '뿌리에서 된장 썩는 냄새가 난다고 패장이라고도 한다. 잎은 마주나고 갈라지며, 톱니가 날카롭다. 줄기와 가지 끝에 자잘한 노란 꽃이 우산살 모양으로 핀다. 뿌리는 약으로 쓰고,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노란 꽃이 피는 마타리는 황화패장, 흰 꽃이 피는 뚝갈은 백화패장이라고도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패장의 기원 식물은 두 가지이다. 마타리와 뚝갈. 마타리는 신불산 간월재 주변에 살고 있고 뚝갈은 화장산에 살고 있다. '한국식물생태보감'에서는 뚝갈이 마타리보다 드물다고 했지만 언양에서는 동네 뒷산인 화장산에서 만날 수 있는 약초가 뚝갈이다.

화장산은 언양읍내에 위치한 작은 산이지만 작은 산에 어울리지 않게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는 산이다. 최근에는 산지습지에 사는 송사리와 줄새우를 비롯한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언양읍성 만큼이나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는 또 하나의 언양 보고이다. 화장산에 살고 있는 뚝갈은 간월재에 살고 있는 마타리와는 꽃 색깔이 다르다. 마타리는 노란색, 뚝갈은 흰색 꽃이 핀다. 마타리의 꽃말과는 대조적으로 뚝갈의 꽃말은 '야성미' '생명력'이다. '한국식물생태보감'에서 '마타리는 뚝갈에 비해 부드럽고 유연하며, 털이 거의 없다. 뚝갈은 억세고 거친 털이 아주 많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뚝갈을 오또꼬에시(男郞花· 남랑화)라 하면서 사내(男性) 꽃으로, 마타리를 오미나에시(女郞花·여랑화)라 하면서 색시(女性) 꽃으로 비유한다'라는 설명처럼 마타리는 여성적으로 뚝갈은 남성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김영덕 심호당 한의원장  kyd120@hanmail.net
김영덕 심호당 한의원장 kyd120@hanmail.net

 

패장에 대해 '동의보감'에서 '성질은 평하고 맛은 쓰고 짜며 독이 없다. 어혈이 여러 해 된 것을 헤치고 고름을 삭혀 물이 되게 하며, 또 몸 푼 뒤의 여러 가지 병을 낫게 하고, 쉽게 몸 풀게 하며…. 고름을 빨아내며 누공을 아물게 한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데 뿌리는 자줏빛이며 시호와 비슷하다. 오래 묵어 상한 콩장 냄새가 나기 때문에 패장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패장은 오래된 어혈과 염증 제거에 효과적인 한약이다. 생리통, 자궁의 염증성 질환에 주로 처방하고 피부소양증, 기관지 확장증, 만성 위염에 처방하기도 한다. 

# 약달인후 3일정도 고약한 향으로 고생
마타리와 뚝갈의 꽃은 너무나 예쁘지만 한약재인 패장의 냄새는 강렬하다. 된장 썩은 냄새. 한의원에서 패장이 들어간 약을 달이는 날은 비상이다. 문이란 문은 다 열어 놓아야 한다. 그 날은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이 모두 한마디씩 한다. "이게 무슨 냄새에요?" 2박 3일은 족히 환기해야 하는 냄새다.

냄새로 인해 마타리의 아름다움이 희석되지는 않는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첫인상은 무척 달라진다. 2년 전 8월 초였다. 새벽에 배내고개에서 출발해 간월재 가까이 도착하니 해가 뜨고 있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빛나는 마타리를 만났다. 간월재에서 만난 마타리는 심쿵할만큼 아름다웠다. 그 첫인상으로 한 여름이 다가오면 보고 싶은 약초가 마타리이다. 반면 뚝갈의 첫인상은 처음엔 무덤덤했다. 화장산 등산로에 있는 뚝갈을 오르내리며 자주 보고 나서야 그 담담한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편안함과 친근함이 있었다. 마타리와 뚝갈. 올 여름에도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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