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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최근 울산의 한 장애인시설 학교장이 학생 중 지적장애 3급의 4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경찰 수사를 앞둔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이 학교장이 올해 초 울산교육청의 추천을 받아 한 사립고등학교 관선 이사장에 선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의 대표적인 진보 교육 인사로 잘 알려진 학교장 A씨는 지난 1년 가까이 피해 여성을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해당 사립학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의 한 사립고등학교인 B고교는 지난해 말 학교법인 이사회의 부적절 운영을 이유로 당시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8명이 전원 승인 취소됐다. 


 이후 사립학교법에 따라 시교육청과 외부기관, 학부모회 등은 올해 초 임시 이사 8명을 추천해 이사회를 구성했고, 이사회에서는 A씨를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A씨를 포함해 4명은 시교육청이 추천한 임시 이사였다. 


 통상적으로 사립학교에 시교육청이 관선 임시 이사를 추천하고, 선임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사립학교가 설립자 위주로 구성된 학교재단이나 법인의 사유 재산으로 간주되는 사회 분위기 상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시교육청이 관선 임시 이사를 선임할 일이 없다. 


 그러나 B학교는 이사회의 부적절한 운영이 지난해 말 시교육청으로부터 적발됐고, 지난해 말 이사진 전원이 승인 취소됐다. 이후 시교육청은 A씨를 임시 이사를 추천하면서 도덕적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B학교 측은 이 같은 사태에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B학교 한 관계자는 "새로 선임된 이사장이 진보교육 인사라 학교 정상화에 기대를 크게 걸었는데 이 같은 일이 터져 충격적이고 당황스럽다"며 "A씨의 추천 배경 등은 전혀 모른 채 사실상 시교육청의 지시를 따랐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관련 법에 따라 관선 임시 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A씨가 진보 교육 인사 중 명망있는 사람이라 판단해 추천했고, 이사회 내부 결정에 따라 이사장으로 선임했다"며 "A씨의 장애여학생 성폭행 의혹으로 진보 교육계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는데 그런 사람인 줄 미리 알수가 있었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교육청은 현재 공석이 된 B학교 이사장 자리의 후임 선임 문제를 학교 측과 논의중이다. 
 한편 A씨는 지난달 27일 울산 북구의 한 야산에서 경찰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는 이 학교에 다니는 지적장애 3급인 40대 여성 C씨를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1개월 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있었다. 


 A씨는 이 학교 초대 교장이자 최근까지 교장직과 올해 초부터는 사립학교 B학교의 이사장직을 수행했으며, 전교조 지역 간부를 역임하는 등 진보교육인사로 각종 시민단체와 장애인 단체의 대표로 활동해왔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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