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닿은 곳
예술로 닿은 곳
  • 손나영
  • 2021.08.05 18:02
  •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담론] 손나영 문화예술교육사
손나영 문화예술교육사 

문화예술교육으로 나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학교, 박물관 등 여러 곳에 닿아 왔다. 
 
문화예술교육사로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스승님들에게 받았던 가르침과 따뜻한 인정을 나눠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 상황은 계속되고 있지만 현 상황 속에서도 예술로 닿아 있는 조금 특별한 두 곳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 곳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아르떼 강사로서 올해 9년째 출강하는 중학교이다.
 
이 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들의 진로 수업에 공예를 바탕으로 전공과 연계해 섬유를 주 소재로 한 감성 수업을 진행해 왔다.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며 콘텐츠 제작을 위해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하고, 목소리를 최대한 가다듬어 학생들이 듣기에 거부감이 없도록 하려 애를 많이 썼던 것 같다. 
 
실시간 수업이 진행되면 시간표대로 학생들이 없는 빈 교실을 옮겨 다녔다. 텅 빈 학교의 교실과 복도를 지날 때면 이전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그러다가 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을 학교에서 만나는 날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 오며 코로나19 상황 전과는 다르게 학생들은 시험 대열의 짝이 없는 자리 배열과 전원 마스크 착용으로 만나야 했지만 학생들을 만나 문화예술교육을 이어갈 수 있는 날이 많아 감사한 나날이었다. 방학을 잘 보내고 학생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또 한 곳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로 프로젝트에 기획에 참여 예술인의 인연으로 닿은 성인지적 장애인들이 머무는 곳이다. 
 
메아리 학교 출강 경험이 있지만 개인별 장애 정도가 다른 참여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창의력과 감성을 끌어내어 외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예술 프로젝트를 협업해 기획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정 조율에서부터 서로 다른 의견 차이까지 하지만 한번 시작한 일은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고, 팀 구성원 모두 잘 이끌어 가고 싶은 목적이 같기에 서로 먼저 배려하고 이해하려 마음을 쓰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5월 첫 달은 라포 형성 활동으로 태권도장에서 참여자들과 함께 뛰고, 응원하며 눈을 맞추고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던 것 같다.
 
6월은 네 명의 예술인이 돌아가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개인적으로 첫 주도 프로그램이라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했다. 
 
지적 장애인에 관한 연구 자료도 찾아보며 참여자가 재밌게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필자의 전공과 연관된 '나의 감정 색 실마리'라는 주제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참여자들과 함께 동구 예술길로 정한 슬도, 둠뫼공원, 방어진항 등의 거점 구간을 지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센터로 돌아와 그것들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색으로 표현해 씨실 날실로 엮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동적인 활동과 정적인 활동의 연계로 참여자들이 예술길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을 언어 표현이 어려운 참여자를 고려해, 선조들이 직물을 짜던 전통 직조기법(평직)을 적용한 것이다. 
 
표현하는 것에 소극적인 참여자들이 자연에서 느끼는 감정의 색을 찾아 씨실날실을 이어가는 첫 과정을 보는 순간은 감동이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전공이 다른 예술인 그리고 기관 선생님들과 협업에서 이뤄져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는 고운 마음에 감사함을 느꼈던 하루였다.
 
현재는 예술 길을 바탕으로 예술가 네 명이 협력해 스톱모션(Stop motion)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부족한 것이 많지만 네 명의 예술인 선생님들과 진심을 다해 예술의 씨앗을 뿌리고 양분을 전달 중이다. 저마다 피는 시기는 다를지라도 이 참여자들이 언젠가는 꽃을 피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로그인을 하면 편집 로그가 나타납니다. 로그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울산신문은 여러분의 댓글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그러나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침해.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댓글. 도배성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위배되는 댓글은 삭제 될수도 있습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