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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팰리세이드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현대차 팰리세이드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동남아시아발(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공정의 차질도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업계를 강타한 반도체 공급난은 앞으로도 2~3년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반도체산업 경쟁력 유지위해 R&D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자동용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의 영향으로 울산 4공장이 휴업을 진행한다. 팰리세이드와 스타리아, 그랜드 스타렉스, 포터를 생산하는 울산 4공장 41라인은 지난 13~14일, 포터를 담당하는 42라인은 오는 17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울산 4공장의 가동 중단은 자동차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말레이시아 협력업체가 동남아에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수급 차질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제네시스와 투싼, 넥쏘 등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의 경우 지난 13일 공장 문을 연 17시간 동안 실제로 조립 라인을 운영한 시간은 6시간에 불과했다. 라인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면서 빈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는 운영 빈도를 늘린 것이다.

현대차 아산공장도 세타 엔진용 전자제어장치(ECU) 공급 부족으로 오는 15~17일 가동을 중단한다. 아산공장은 지난 9∼10일에도 공장 가동을 멈췄다가 13일부터 생산을 재개했는데, 이틀만에 다시 공장을 멈추기로 한 것이다.

생산을 재개한 전날 오후에도 한 시간가량 모든 라인 가동을 정지했고, 오후 9시 이후부터는 라인별로 다시 순차적으로 가동을 중지해 실제로 조립 라인을 가동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처럼 공장 가동을 잇달아 중단한 것은 반도체 부족 사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울산·아산공장 가동 중단과 관련해 "세타 엔진용 전자제어장치(ECU) 반도체 등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와 차량용 부품 부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지난 4월부터 가동중단을 반복하고 있으며, 주말 특근을 대폭 줄이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자동차업계 등을 강타한 시스템반도체 공급난이 향후 2~3년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 등 반도체 수요가 높은 신기술과 유관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파운드리 증설은 이제 본격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는 14일 '반도체산업 현황과 최근 시황'을 주제로 한 온라인세미나에서 이 같이 진단했다. KIAF는 기계와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공학, 전자정보통신 등 15개 산업계 단체의 연합이다.

정만기 KIAF 회장은 "자동차와 로봇, 전자, 에너지 등 대부분 산업에서 반도체 장착이 늘어나면서 반도체는 대부분 산업의 경쟁력 핵심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라며 "팹리스, 수탁생산, 반도체 장비업 등 반도체 산업생태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한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선제적인 연구·개발(R&D) 시설 투자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M&A시장 활성화를 위한 M&A 세제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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