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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공항 존폐 공론화를 화두로 던진 상황에 시민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거세지자 섣부른 발표였다는 주장이 나온다. 

울산시는 '울산공항의 존폐 여부는 도시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며 결론이 나오면 논의를 해보겠다는 입장인데, 시민들은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발표부터 한 것에 대한 책임론마저 제기하고 나섰다. 송 시장의 발언으로 지역사회 파장이 큰 가운데 극명하게 나뉜 시민 의견을 편견없이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5일 울산시에 따르면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9일 열린 울산 교통망 확충에 대한 종합계획 발표에서 울산공항 존폐 논의 필요성에 대해 공론화 해보자는 취지로 "울산공항은 불가능한 확장성과 지속적 경영적자를 고려할 때 미래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된다"라며 "대구통합 신공항이 2028년, 가덕도 신공항이 2029년 개항하면 울산은 30분~1시간 거리에 2개의 국제공항을 둔다. 철도, 도로 등 광역교통망이 생기고 시민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울산공항 미래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결국 가까운 미래에 울산공항을 없애겠다는 송철호 시장의 의중이 드러난 상황이다. 

울산공항의 잠재적 수요 조사나 공항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성, 활성화 방안 등 구체적인 자료나 조사없이 섣부른 발표로 정치적 쟁점화에 스스로 불을 지폈다는 시각도 있다.

울산시는 울산공항을 없앨 경우 어떠한 방식으로 공항부지를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도 없는 상태다. 공항 확장이나 이전의 경우 수년전부터 논의돼왔지만 불가하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관련 실무부서에서는 '공항 관련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이 없다' '예전부터 공항 문제는 오래된 과제여서 결론을 못내리고 있었고, 이번 기회를 통해 시민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답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도시개발 측면에서 활용방안을 찾아 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 정해진 것이 없어 계획 등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최소한의 구상안이라도 제시해 시민들의 판단에 도움을 줘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울산공항 존폐를 논의하는 시민 공론화 방식이나 공청회 계획조차 없어 추진 의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울산시 내부에서는 '시장 발표는 공항을 없앤다고 말하지 않았다' '언론에서 확대해석해서 울산공항 없앤다고 부추긴 꼴'이라며 언론 탓하는 발언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대다수 시민, 각계각층에서는 '2028년, 2029년 등 광역철도와 국제공항이 생기고 난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않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공항은 장기적으로라도 필요한 시설이고, 산업도시, 수소선도도시 울산을 표방하고 있는 도시 발전을 위해서라도 편리한 교통망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앞으로는 비행기를 이용한 물류 흐름도 활발해질 전망인데 공항이 사라지면 시대를 역행할 것은 물론 오히려 도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울산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래 상황은 현재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인프라가 갖춰진 후에 공론화로 결정해도 늦지 않다"라며 "미래에는 공항이 더 활성화될지 누가 알겠느냐. 공항을 없애는 결정은 1~2년이면 가능해도 다시 만들려면 십수년이 걸린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시장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에는 좋아할만한 일이나 공항을 내주고 그자리에 무엇을 들여놔야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공항 폐항 논의부터 해보자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것 같고 특정 주민을 겨냥한 일방적인 행정으로 여겨진다. 울산공항을 이용하는 60만명의 시민은 시민이 아니란 말인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공항 관련 논의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승대 울산시 기획조정 실장은 "광역철도, 트램 등 울산의 교통 여건이 바뀌게 되는 시점의 울산 공항의 미래에 대해 이번 기회에 집단 지성을 모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공론화 해보자는 것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아무런 계획없이 공항을 없앤다거나 당장 지금 존폐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론화를 위한 방안은 세미나, 토론회, 미래비전위원회, 시의회 등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고 기틀은 마련돼있다.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고 좋은 내용이 나올거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송철호 울산시장은 16일 오후 2시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공항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고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강은정기자 uske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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