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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병원 최병주 심장내과 전문의가 심근경색 환자에 스텐트 삽입 시술을 하고 있다.
울산병원 최병주 심장내과 전문의가 심근경색 환자에 스텐트 삽입 시술을 하고 있다.

심장 혈관(관상동맥)이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주범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심장이 멈추면 뇌를 비롯한 전신의 장기가 망가져 10명 중 3~4명은 끝내 사망한다. 조기 진단과 빠른 이송, 응급 치료의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 울산병원 최병주 진료부원장에게 급성 심근경색의 예방과 응급조치 등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심장 질환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를 물었다. 최병주 진료부원장은 "울산지역은 인구 10만 명당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35.9명으로 부산(36.1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2019년 기준). 심장과 연결된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협심증) 막혀(심근경색)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장 질환은 초기 처치가 중요한데, 울산지역은 치료 가능한 대형병원이 드물어 이송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통증·소화불량 등 급성 심근경색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주 진료부원장은 또 다른 이유도 설명해 주었다. "심장 질환은 조기 진단이 어렵다. 가슴 통증과 같이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가 전체의 절반에 불과하다. 소화불량과 체력·식욕 저하 등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집 근처 병·의원을 찾았다가 심장병이 의심된다며 대형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더 많다. 젊은 층은 건강을 자신하다가, 고령층은 정보 부족으로 '골든타임'을 허비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질환자·흡연자 등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이라면 사소한 증상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 10만명당 사망 35.9명 전국 두번째
 특히 그는 급성 심근경색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최 진료부원장은 "급성 심근경색 발병 시 최대한 신속하게 혈관을 뚫어주지 않으면 심인성 쇼크로 악화해 생존율이 30% 이하로 뚝 떨어진다. 설령 생존하더라도 한번 손상된 심장 근육은 회복되지 않아 장기적인 사망 위험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다. 심장 기능이 떨어진 심부전 환자의 1년 사망률은 10%가량으로 5년간 생존할 확률이 50%밖에 되지 않는다. 예방과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한 이유다."고 말했다.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서 최병주 진료부원장은 "급성 심근경색의 표준 치료는 스텐트 시술이다. 가슴을 여는 대신 허벅지·손목·손등 혈관을 통해 그물망 형태의 스텐트를 삽입하고 이를 막힌 부위에서 벌려 혈관을 뚫는 치료법이다. 증상 발생 후 2시간 이내에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면 생존율 향상은 물론 심장 기능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빠른 처치가 가능하고 환자의 신체·경제적 부담이 적어 우리나라에서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90% 이상에서 스텐트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병주 심장내과 전문의/울산병원 진료부원장
최병주 심장내과 전문의/울산병원 진료부원장

신속하게 뚫어주지 않으면 생존율 30%
 덧붙여 최 진료부원장은 "최근들어 시술 방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허벅지 혈관(대퇴동맥)을 통해 스텐트를 삽입했지만, 지금은 손목 혈관(요골 동맥)을 통한 스텐트 시술을 우선 고려한다. 상대적으로 혈관 크기가 작아 출혈 위험이 적고, 시술 후 누워 있지 않아도 돼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심인성 쇼크 환자에게 '에크모' 등을 활용한 체외 순환과 스텐트 시술을 병행해 생존율을 끌어올리기도 한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환자 이송 체계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최 진료부원장은 "우리 병원을 비롯해 지역별로 권역 심뇌혈관센터가 개소하면서 이송 인력 교육과 치료 장비 확보 등 생존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어렵다 보니 생존율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희 울산병원은 골든 타임을 사수하는데에 목적을 두기 위해 원내에 코드블루팀을 운영하고 있다. 코드블루 팀장(심장내과 손창배 과장)을 포함해 의료진 2명, 간호사 20명 총 23명이 구성원(전원 KALS 교육 이수자)으로 있으며, 심정지 등 매우 극박한 상황 속에서도 작은 불씨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도 물어보았다. 평소 심혈관 건강을 위한 운동이다. 이에 대해 최 부원장은 "주 5회 정도 30분정도 빨리 걷기, 매주 1시간 내외로 가벼운 등산이 적당하다. 오히려 지나친 운동은 신체에 부담을 느끼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우리 몸의 근육량을 유지하고 심혈관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1시간 미만 정도의 약간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하는 게 중요하고 평소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혈관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상 발생후 골든타임내 치료 가장 중요
 그는 무엇보다 골든타임에 대해 강조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치료는 증상 발생 후 빨리 시작해야 결과가 좋다. 적절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은 심근경색 3시간 이내이고,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정지의 경우 4~5분 이내로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져야 뇌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을 막을 수 있다. 평소 심근경색의 증상을 잘 숙지하고 증상 발생 즉시 119에 연락하여 가깝고 시술 가능한 큰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리=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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