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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대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의 4차 대감염을 극복하면 단계적 일상 회복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글로벌 주요 도시들은 이미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울산도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울산시가 이런 시점에서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울산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혁신에서 찾은 로컬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울산 사회혁신 콘퍼런스'를 마련한 것은 매우 각별해 보인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열린 이번 콘퍼런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혁신의 의미와 역할을 짚어보고, 사회혁신을 통한 도시의 전환을 위해 로컬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5개국 29명이 함께 내디딘 첫걸음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도시 전환의 지렛대 중 하나가 사회혁신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국내외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은 매우 의미가 컸다. 


도시 전환위한 사회혁신 힘의 원천은 시민 공감대와 소통협력
이번 기회가 생태도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울산시로서도 지역민들의 참여 문턱을 낮추는 소통협력 공간조성에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할 만하다. 울산시가 행정안전부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 및 운영' 공모에 선정돼 3년간 국비 60억원의 지원을 받아 성남동 옛 중부소방서 일부를 지역사회 혁신 거점공간 조성사업을 벌이는 것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콘퍼런스는 미래 생태도시로의 전환 과정에서 요구되는 가장 소중한 힘의 원천이 바로 시민의 의지와 실천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여겨진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전환의 방식과 방향성을 찾아 '함께 지혜를 모으고, 함께 미래를 상상하고, 함께 움직여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이번 콘퍼런스가 주목받은 또 하나의 교훈은 코로나19 4차 대확산의 엄중한 시기였음에도 2,100여 명이 온·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철저한 방역 예방과 실천을 통한 소규모 대면 및 비대면 유튜브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참여 인원이 기대 이상이었다는 것은 시민들의 관심과 공감을 유도하는 주제와 토론이 그만큼 유익했다는 방증이었다.

첫째 날 기조 세션에서 송철호 시장이 직접 나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울산의 혁신 구상을 소개한 것부터가 이번 콘퍼런스의 의의와 과제를 제대로 잘 표출시켰다고 본다.

전환의 시대에 갖는 사회혁신을 살펴보고,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소개한 제프 멀건 UCL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이만딥 카우르 시빅스퀘어 대표가 발표한 지역사회에서 공간이 갖는 역할과 그 공간을 채우는 시민들의 창의력에 대한 강의도 일반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함께 지혜 모으고 방향 설정해 생태도시 울산 미래 기회 살려야
쇠퇴하는 산업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로의 전환을 이룬 말뫼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환을 앞둔 도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 일마르 레팔루 스웨덴 말뫼 전 시장의 강의는 남다른 울림이 있었다. 발표 이후 도시의 전환을 위한 울산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토크 콘서트 패널들의 열기가 이를 대변했다.

둘째 날 진행된 '시민참여와 디지털 사회혁신' '지역 공동체와 지역 자산화' '거점형 중간지원조직과 사회혁신' 등 세 개의 세션에서 보여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참여와 지역공동체 활성화, 도시의 역량 강화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부대행사로 가진 '제로웨이스트 시민참여 워크숍'과 '리빙라이브러리 시민참여 워크숍'과 같은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매우 뜻깊었다. 로컬에서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사례가 여느 때보다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다.  

행사 마지막 날에 울산 지역문제 해결플랫폼 매칭데이가 열려 14개 실행 의제팀이 실행 의제를 발표하고, 매칭 기관과 실행 의제팀이 의제실행 협정서를 교환한 것도 맥을 제대로 짚었다고 판단된다. 이번 콘퍼런스가 울산을 위해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기회만큼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음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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