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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과 비와 바람이 키운 우리 야생화 이야기
'햇볕과 비와 바람이 키운 우리 야생화 이야기'

얼마 전에 아주 멋진 야생화 책을 선물 받았어요. 책을 펼치니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스물일곱 가지의 야생화가 가진 저마다의 특징이 아름다운 시와 동화로 소개됩니다. 감성적인 시의 한 편엔 작가가 직접 살피고 그린 세밀화가 펼쳐지고 책장을 넘기면 야생화에 얽힌 유래를 쉽고 재미있는 동화로 풀어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지구상에는 수없이 많은 동물과 식물이 있습니다. 우리가 죽기 전까지 다 알기도 쉽지 않을 만큼 그 종수와 개수는 엄청나지요. 하지만 무한하게 존재할 것 같은 생물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사라져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멸종 위기 종'으로 분류되는 생물입니다. 
 이 책에 나온 스물일곱 종의 꽃들도 멸종 위기 식물들이지요. 여러 나라에서는 멸종 위기 종을 보호하기 위해 야생 서식지 개발을 금지하는 등 여러 가지 규제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법률로 보호받는 생물들은 전체 멸종 위기 종들 중에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요. 대부분의 위기 종들은 관심조차 받지 못한 채 사라지고 말지요. 책에 나온 스물일곱 종의 꽃들은 약에 쓰인다는 이유로,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보고 싶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채취되고 있습니다. 꽃들 중에는 자리를 옮기면 토양이 맞지 않아 시들시들하다 생명을 잃는 꽃도 많습니다. 그 꽃이 멸종 위기 종인지 모르고 꺾는 경우는 다반사일 겁니다. 어떤 꽃이든 꺾으면 안 되겠지만 혹시라도 자신의 머리맡에 예쁘게 꽂아놓고 싶거들랑 어떤 꽃이 보호해야 할 것인지는 알아두는 게 좋겠죠? 
 
 머지않아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한 스물일곱 종의 우리나라 야생화들이 담겨있는 동시·동화집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마다 다양하게 피고 지는 멸종 위기 야생화들에 관한 동시와 동화 그리고 그림과 사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꽃들 중에는 처음 보는 것도 많고 알고 있었지만 이제야 이름을 알게 된 꽃들도 있을 겁니다.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재미있는 꽃 이름들은 처음 야생화를 접하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흥밋거리로 다가갈 겁니다.

김이삭 아동문학가
김이삭 아동문학가

 이 책을 쓴 조명숙 작가는 강화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지금은 진달래와 소쩍새, 부엉이로 유명한 강화도 고려산 기슭에서 생김새도 성격도 제각각인, 누군가에 의해 버려졌던 고양이 여덟 마리와 풍산개, 진돗개랑 재미나게 놀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어요. 
 
 야생화에 담뿍 담은 애정을 동시와 동화 그리고 세밀화로 정성껏 표현했어요. 작가의 마음을 아는지 이 책은 2021년 문학나눔 도서에 선정되었어요. 야생화들의 이 소리 없는 외침은 작지만 귀한 자연의 수많은 존재를 잊지 말고 보호해달라는 경고일 것입니다. 스물일곱 종의 우리 야생화를 잘 기억해주세요. 혹시나 사라진 데도 우리 마음에 남아 사시사철 꽃을 피울 겁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좀 더 꽃과 친해지고 산과 들을 지날 때마다 수줍게 인사하는 우리 꽃을 더 찬찬히 감상하길 바랍니다.   김이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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