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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일반건설협회 울산광역시회 회장
대한일반건설협회 울산광역시회 회장

"가뜩이나 없는 일감마저 외지 업체가 가져가면서 힘든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안보입니다. 중소건설사들은 지역 기반시장에서 수주를 못하면 금세 고사할 수 밖에 없는데 지금 상황은 고사를 넘어 멸종 직전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위기가 묻어나는 지역 건설업체의 일성이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대한일반건설협회 울산광역시회 회장으로서 업계 실태 파악차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들과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접촉할 때면,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울산에 소재한 수백개 건설업체의 실태다. 

실제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울산 건설업계가 처한 현실은 구체적 수치로 확인됐다. 

종합건설업의 경우, 울산지역 건설 공사액의 75% 가량이 타 지역 업체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건설업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울산의 종합건설 공사액은 2조 80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26.3%(5,280억원)만 울산에 본사를 둔 종합건설업체가 공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울산에 본사를 둔 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역 내 발주 공사의 최대 4분의 3을 외지업체 몫으로 가는 것이다. 

대규모 공사가 많은 종합건설업에서 타 지역으로 일감을 빼앗기는 일이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울산에서 건설 공사액이 늘어나도 지역 업체들이 고전하는 원인이다. 

울산 내 건설사업이 외지 업체의 배만 불리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코로나19와 건설자재 값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건설업체가 안방마저 외지업체에 내주게 되면 더 이상 버텨내기 힘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건설업은 생산 비중은 물론 고용 효과가 커 지역경제의 중요한 축이다. 

중소건설업체들은 주로 그 지역 시장을 기반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그 지역내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지역 소재 건설업체들은 타 지역 업체들보다 그 지역내로부터 자재와 장비는 물론 고용 비중 역시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 만큼 큰 것이다. 따라서 지역에서 이뤄지는 건설공사의 경우 지역건설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공사에 참여해 지역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아무리 지역 건설 수요가 확대된다 하더라도 해당 지역 건설업체들의 수주와 시공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지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체 외면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도 가속화시킨다. 또 지역 건설업계와 건설장비, 자재업체의 경영난을 심화시킨다.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위해서도 지역 건설시장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따라 지역 건설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히 뒤따라야 한다. 

부족한 물량에 무한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역 업체들은 경영 압박을 면허반납, 휴폐업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지역 업체 보호 육성은 무엇보다 시급하고 절실한 사안이다. 법과 규정이 허용하는 한 지역건설업체들이 들러리만 서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관급 대형공사에서 지역업체 참여가 용이한 분할 발주 대신 일괄 발주가 많다. 중소업체가 대다수인 지역 건설업체들이 생존권 보장을 위해 100억원 이상 대형 공사의 분할발주를 통한 지역제한 입찰 확대가 필요하다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공사 성격 자재에 대한 민수공급의 확대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역에서 이뤄지는 건설사업들이, 통계 수치에서도 드러났듯 외지 건설사들의 잔치로 끝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체들의 참여비율를 일정비율 이상 보장해 시공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부양책이 적극 추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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