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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설물의 안전 실태를 점검하는 '국가안전 대진단'이 10월 한 달동안 울산시를 비롯해 전국에서 실시된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시설물의 안전관리 실태와 매뉴얼에 따른 훈련 및 교육 등 시설물 관리주체의 실질적인 안전관리 역량을 중점 점검한다. 또 관리대상 시설물별로 특성에 맞는 실질적인 진단이 이뤄지게 된다.

특히 진단과정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안전 관련 제도 및 관행은 개선하고 점검과정에서 시설물 관리 태만 등 규정 위반행위가 적발될 시 엄정 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점검하려면 불가피한 한계도 드러날 수 있다. 실효적이고 내실 있는 안전 진단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그동안 발생한 잇단 참사의 바탕에는 '땜질 처방'과 '안전 불감증'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계기관이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놔도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 의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참사는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방증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시설관리 주체들 모두가 철저한 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땜질처방''안전불감증' 벗어나야 참사 막을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모르는 사람이 없다.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형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비로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느라 난리를 칠 때가 많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뒤늦게 호들갑을 떤다는 얘기다.

'국가안전대진단'이 세월호 참사 이듬해인 2015년 시작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동안 안전 위협 요인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여주기식 행정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안전의 사전적 의미는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는 안전한 상태를 말한다. 위험 원인이 없거나 위험 요인이 있더라도 인간이 위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대책이 세워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국가안전대진단이 각종 재난으로부터 선제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시설물 관리자들은 물론 시민들도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했으면 한다. 

울산시가 이번 국가안전대진단에 따라 실시하는 점검대상 위험시설은 건축, 생활·여가, 환경·에너지, 교통, 산업·공사장, 보건복지·식품 등 7개 분야 333개소에 이른다. 우선 영화관, 예식장 등 민간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자율점검표를 배부해 시설물관리자가 자체 점검토록하고, 주택 등 가정용시설의 경우 안전신문고 앱을 내려받아 소유자가 자가안전점검 메뉴를 통해 점검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점검 결과 개선이 필요한 시설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보수·보강을 추진하고 주기적 확인을 통해 지속 관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안전정보 통합공개시스템'을 통해 국가안전대진단 후속 조치 및 점검 결과를 시민에 공개하며 지도기반 모바일서비스로도 확인 가능하도록 하는 등 안전 정보에 대한 시민 접근성과 편의성도 최대한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울산시는 시민참여와 안전사고 예방 홍보를 위해 안전점검 캠페인도 지속 전개한다. 시민들도 생활공간 주변 위험 요소에 더욱 관심을 갖고 이상 발견시 가까운 읍·면·동이나 안전신문고앱을 통해 즉시 신고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불특정시설 불시점검 확대 등 제도 개선·예산 지원 필요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진단을 막으려면 불특정 시설에 대해 불시 점검을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 평소 안전관리 실태가 여과 없이 드러난다. 일부에서는 영업에 지장이 초래된다며 반발할 수 있겠지만 이런 과정이 일상화돼야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이 개선되고 안전 수준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덧붙이자면 국가안전대진단이 그동안 보여주기식 행정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데는 제도적 허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가안전대진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적 의무대상이 아니라도 후속 조치를 반드시 하도록 제도 개선과 예산 지원이 따라야 한다.

또 추후 부실 점검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철저히 묻도록 하는 장치도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국가안전대진단을 계기로 실질적인 효과를 높여 불행한 참사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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