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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울산신문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시의회 절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 소유의 임야 쪽으로 통과하는 '삼동면~KTX 울산역 연결도로'의 노선 변경 의혹을 밝히겠다며 시의회 차원의 '행정사무조사권' 발동을 추진하고 나섰다.

중앙정치권에서 제기된 논란거리를 시의회로 가져온 것이데,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지역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휘발성이 강한 제1야당 원내대표의 땅 문제를 여당 시의원들이 들고 나오면서 논란과 함께 여야관계 경색은 불가피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장윤호 의원은 10월 임시회 종료를 하루 앞둔 13일 박병석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10명의 찬성 서명을 받은 'KTX 울산역세권 연결도로 사업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시행 건의의 건'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행정사무조사 필요성에 대해 "최근 KTX 울산역세권 연결도로 노선 변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통상적인 의정활동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관계 법령에서 의회에 부여하고 있는 조사권 발동을 통해 관련 행정의 적절성 여부를 파악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조사범위는 삼동면~역세권 도로 개설사업 전반으로 잡았고, 조사위원회는 의원 5명 이상으로 구성하고, 조사 기간은 90일로 정했다.

행정사무조사 건의안은 이번 임시회 마지막 날인 14일 오전에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게 민주당의 방침이며, 관철을 위한 본회의장 피켓시위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야당 시의원들이 반대하며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정상적인 처리는 불투명한 상태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여당이 행정사무조사특위를 추진하는 목적은 다분히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라며 "선거를 앞둔 시기 야당 원내대표를 흠집내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지역여론을 돌리려는 불순한 의도로 추진하는 행정조사권 발동은 절대 반대다"며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야당의 반대 속에 특위 구성 결의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위태위태한 여야 관계가 또다시 악화돼 한 해 시정을 결산하는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안을 다루는 연말 정례회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울산시는 울주군 삼동면 하잠리에서 KTX 울산역이 있는 삼동면 신화리까지 2.8㎞의 도로는 2008년 도시계획을 통해 결정됐고, 현재 타당성조사를 통해 최적의 노선을 찾기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잠정 결정된 도로 노선이 대해선 "노선은 보상비와 사업비, 주민 민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특정인 입김이 작용하지는 않는다"면서 "김 의원 소유의 임야 구간은 터널이 계획돼 있어 도로 개설에 따른 이득은 없는 상태이며, 땅값는 김 의원 임야만 오른 것이 아니라 삼동면은 전반적으로 다 올랐다"고 말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국회의원이 노선 변경으로 김 원내대표 소유의 임야 가격이 폭등했다고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김 원내대표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 6일 양이원영 의원은 "2007년 울산역세권 연결도로 노선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4개월 만에 김기현 원내대표 소유 임야를 지나는 노선으로 변경됐다"며 "해당 임야는 1998년 구매 당시 3,800만원 가량에 3만 4,920평의 맹지를 사들였는데, 현재 주변 시세로 치면 땅값은 약 64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양이 의원은 "땅 값이 약 1,800배로 폭등한 원인은 도로 노선 변경이며, 그 배경에 토착비리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양이원영 의원의 'KTX 울산역세권 연결도로 노선은 왜 취었을까'와 관련한 기자회견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본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의 사실을 적극적으로 유포함에 따라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임을 밝힌다"고 반박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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