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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3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가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이는 곧바로 '출고 대란'으로 이어지니 심각한 지경이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한 자동차는 총 76만 1,975대다. 3분기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76만 121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전년 동기(92만 1,583대)와 비교해도 20.9% 줄어든 실적이다.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자동차 생산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 영향으로 울산 4공장이 13~17일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고 지난달 9~10일, 14~17일에는 아산공장 가동을 멈췄다. 해외 현지 공장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반도체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완성차 업계 생산량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사상 최악 '출고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신차 출고는 하세월이다. 지금 계약하면 3~4개월은 기본이고, 1년도 기다려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안에 차량을 출고하지 못하면 개소세 인하 혜택에 지장을 받는다는 점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3~6월 개소세 70% 감면 카드를 꺼냈다. 같은 해 7~12월에는 30% 감면으로 바꿨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올 상반기까지 30% 인하를 다시 적용했다. 이후 또다시 연말까지 연장했다. 정부가 내년까지 개소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 수도 있으나 지금으로선 장담할 수 없다. 현 상황에서 신차를 사려면 출고 적체 때문에 최대 143만 원에 달하는 개소세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도체 대란에 할인 혜택도 줄었다고 한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일상화된 재고떨이 할인 판매도 사라졌다. 대기 수요가 많은 만큼 대폭 할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입장에서는 그만큼 손해를 보는 셈이다.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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