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행 첫해부터 구직자와 일자리의 통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사업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울산시 찾아가는 일자리 상담소'가 그것이다. 지역 고용안정의 선제대응 패키지 지원사업의 일환이자, 발로 뛰는 '현장 행정'의 모범사례라 할 수 있어 고무적이다. 이는 제조업 애로 해결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일자리를 얻지 못해 시름에 빠진 지역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고용 상담 및 매칭 작업을 통해 맞춤형 취업을 알선해 주는 등 상당한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울산일자리재단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부터 이달까지 울주군 경동태원하이빌, 북구 매곡휴먼시아, 남구 달동주공, 중구 병영 삼일, 울주군 온양 대우, 울주군 북구 달천아이파크 등 울산지역의 대단지 아파트 6곳에 '울산시 찾아가는 일자리 상담소'를 운영했다고 어제 밝혔다. 이들 단지마다 '울산고용안정지원센터'와 취업상담 수요를 이어주는 '이동형 부스'를 꾸려 총 176건의 상담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상담소마다 전문직업 상담사 2명이 현장 상담을 진행했고, 필요시 고용법률전문상담사가 추가로 파견돼 법률상담도 함께 시행한 덕택에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불경기 탓에 일자리가 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다가 아파트에 차려진 상담소를 찾아 공공근로 일자리를 안내받아 곧바로 응시해 합격한 기쁨을 전해오는 사례만 보더라도 그 효과를 짐작할 만하다. 

제조업 재취업·이직부터 자기계발·진로 설정 노동법률상담까지
상담 시스템도 매우 실효적으로 진행됐다는 점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상담소 내담자들의 데이터를 취합해 적합한 취업처를 알선해 주는 방식이 그야말로 현장 맞춤형이었으니 업체나 구직자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 결과 상담 후 곧바로 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있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근무조건이 양호한 제조업체로 전직한 경우도 나타났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재취업의 경우는 경력, 성향, 조건 등 내담자에 대한 1차 정보를 탐색하는 상담소가 중추적 역할을 했으며, 또한 전직의 경우도 내담자의 경력을 살리되 종전 직장보다 재무 건전성이 높고 근무 여건이 더 좋은 업체로의 이직을 독려하는데 상담의 초점을 맞춘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그중에는 뚜렷한 목표 의식이 없었다가 상담을 통해 진로를 구체화하고 취업을 전제로 한 자기 계발에 나선 사례도 있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성과를 낸 셈이었다. 울산일자리재단 측도 개개인별 상담 정보를 분류해 구직희망자들을 구인 업체와 연결시켜주는 매칭 작업을 수시로 진행하면서 결과를 취합하고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내담자 맞춤형 상담 지역 고용 안정 선제 대응 발로 뛰는 행정 모범
무엇보다 지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당분간 고용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이는 게 안타깝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진 점도 기업들이나 소상공인의 일자리 창출을 기피하거나 주저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고용 절벽' 내지는 '고용 쇼크' 수준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따라서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을 강화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신규 고용 창출에 더욱 힘써야 하겠다. 모든 연령층이 접근하기 쉽고, 특히 공개적인 취업 상담을 꺼려하는 젊은층이 모이는 곳을 중점적으로 찾아가는 방식의 생활밀착형 상담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일자리의 양에만 치중하고 질에 대한 대책이 미흡해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가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실업률이 증가해 일자리가 양적으로 줄어든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일자리 질의 저하를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조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있다. 일자리에 대한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축은 민간이다. 민간 기업 등이 새 사업을 일으키거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하고, 이 과정에서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회성 단기 일자리는 당장의 고통을 달래는 진통제일 뿐 병의 원인을 치료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찾아가는 일자리 상담소의 성과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