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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녕 울산연극협회장
허은녕 울산연극협회장

지난 8월 울산연극협회는 '천민,굽다'라는 작품으로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인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연극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대한민국연극제에서의 대상이었기에 그 감동과 여운은 아직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천민,굽다'라는 작품은 지역의 문화유산인 옹기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게 됐다. 
 
일제 강점기시대 우리 모습을 담고, 옹기로 일제를 물리친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2016년 창작된 후 몇 차례의 수정 작업을 거치며 그 완성도를 차츰 높여갔다. 
 
우리 서민들의 삶이 오롯이 녹아들고 긴 세월을 거치며 더욱 굳건하게 지켜내 온 그 정신은 연습을 하는 내내 우리 배우들에게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왔다.
 
공연이 끝난 후 많은 분들이 옹기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게 됐다는 말씀을 전해 왔다.
 

타지역에서 온 많은 배우들은 옹기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울산의 옹기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또한 대상 축하 순회공연을 하면서 우리 시민들이 공연을 통해 울산 옹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연극이 주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주제를 다루고 어떠한 시각으로 그 주제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관객들의 시선은 달라진다. 
 
그렇기에 우리 연극인들은 중립적인 시각으로 그 작품을 풀어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많은 이야기들을 무대에서 할 수 없게 됐다.
 
이 제약이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됐을까? 우리 스스로? 아니면 눈치 보기?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우리들의 이야기는 주변의 소소한 일상들에 그치게 됐다. 
 
시사극이 난무하던 대학로 연극가에는 로맨틱 코미디물이 판을 치게 됐고, 연극 한 편을 보고 시대에 대한 고민을 했던 관객들은 그저 한번 웃고 마는 연극에 젖어 들게 됐다.
 
연극의 가장 차별화된 장점은 현장성이다. 
 
현장에서 받은 감동은 쉽게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로 인해 고민을 하게 되고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법이 제시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연극인들은 더욱더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다루고 그것에 대한 화두를 지속적으로 관객들에게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극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연극으로 행복한 세상 만들기'란 무엇일까. 연극으로 우리 현재의 많은 문제점들을 화두로 던지고 관객들은 그것을 바라보며 고민하는 것. 
 
또한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과 관점의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 이를 통해 결국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내가 연극인으로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편협하지 않고 중립을 지켜내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기보단 담담하게 풀어내는 나는 오늘도 연극으로 행복한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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