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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시가지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남구시가지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 남구가 무형문화유산 발굴과 보존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처용과 관련된 문화유산과 달리농악을 울산시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역사적 가치 고증과 더불어 무형문화재 전승을 위한 전수교육관 건립 방향도 모색할 계획이다.

27일 남구에 따르면 내년 2월부터 10월까지 무형자원 발굴 및 활용방안 용역을 시행한다. 내년 2월부터 10월까지 용역비 2,000만원이 투입된다. 

남구는 무형문화유산 발굴 및 가치 고증을 위해 연구용역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남구는 이번 용역을 통해 관내 무형문화유산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문화유산들이 후대에 이어질 수 있도록 전수교육관 설립을 추진하는 방향도 제시할 예정이다.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은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기·예능 보유자 및 단체의 전승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입주시켜 전수교육, 일반인 강습 등을 지원하는 등 후대 양성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울산 지역에만 전수교육관이 없는 상황이다.

문화재청이 공개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현황'(8월 기준)에 따르면 총 161곳 가운데 전남이 25곳으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인근 지역에도 경남 24곳, 부산 5곳, 대구 1곳 등을 보유하고 있다. 경남의 경우 국비 지원으로 건립된 전수교육관 수가 무려 19곳이나 됐다.

또 지역 내 다양한 무형문화유산이 있지만 현재 울산시문화재로 지정된 것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특히, 50년 넘게 울산에서 이어져 온 지역 대표 축제인 처용문화제의 상징성을 지닌 처용무, 처용제의, 처용탈도 시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다. 

처용탈은 통일신라 헌강왕(재위 875~885년) 때부터 전통 궁중무인 처용무를 출 때 사용하던 탈이다. 울산에서는 김현우 작가가 34년 간 처용탈 만을 제작해 왔다.

남구는 이 3가지 무형문화유산을 하나로 묶어 역사·문화성의 가치를 높여 지정을 추진할 것이다. 

박문연 울산 처용무보존회장은 "처용문화제가 개최된 지 50년이 넘었는 것만으로도 무형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거 아니냐"면서 "처용무는 국가무형문화재로도 지정돼 문화적 가치가 높은데 시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 1960년대 초기까지 전형적인 농경지였던 울산 달리 마을에서 성행했던 달리농악도 지정을 함께 추진한다. 

달리농악은 세시풍속의 제의적인 면과 농경행위의 오락적인 면이 함께 이뤄졌고, 연행은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생활상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졌다.

달리농악보존회 관계자는 "1960년대 울산의 공업도시 지정과 더불어 무분별적인 도시개발에 의해 농촌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민속놀이(농악)는 위축됐다. 그나마 지역의 축제(공업축제, 처용문화제) 및 울산문화원을 필두로 한 문화예술단체를 통해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달리농악은 지난 2017년 학술 심포지엄을 겸한 창단공연을 시작으로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으로 울산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남구 관계자는 "처용과 관련된 문화유산과 달리농악은 역사적으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시지정 문화재로 지정되기 위해 내년부터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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