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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내년 3·9 대선에 이어 3개월 남짓 시차를 두고 치르는 제8회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당겨지면서 울산광역시장 선거 후보군에 오른 여야 정치인들이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이들 중에는 5선 국회의원 출신과 광역단체장 3선을 졸업한 레전드급 인물에서부터 중진 현역과 초선에 이르기까지 지역에서 힘깨나 쓰는 정치인은 예외 없이 등장한다. 물론 대중적 호감도와 지지를 받는 정치인도 있겠으나 열에 아홉은 손사래를 당하는 인물이다.

 '자천타천'이라고는 하지만, 대선을 코앞에 둔 중대시기에 여론의 지지도 못 받는 인사들이 내년 울산시장 선거에 눈독을 들이는데 대해 "선당후사는 어디가고, 보신정치가 판을 치느냐"는 질책이 여야 가릴 것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29일 울산의 여야 정치권에서 내년 울산시장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줄잡아 10여 명에 이른다.

물론 이들 여야 울산시장 후보군 중 현재까지 본인 입으로 출마 의사를 표명한 인물은 2~3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출마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관망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의 명운이 달린 대선을 앞두고 섣불리 출마 선언을 했다가 당 안팎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한껏 낮은 자세를 취하는 눈치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들은 지역 언론 등에 울산시장 출마에 대한 가능성만을 흘린 채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부 현역 중에는 울산시장 선거 출사 가능성에 대해 곁으로는 "대선에 전력을 쏟을 때다"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측근 등을 통해 출마 여론을 면밀히 수집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임에도 현역 국회의원, 그것도 초선의 출마설에 대한 지역여론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은 여당보다는 야당인 국민의힘에서 더 강하게 표출된다. 2020년 4월 총선을 통해 금배지를 달고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않은 초선들이 울산시장 선거판에 기웃거리는 행태가 못마땅한 것이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안팎에선 이들에 대해 "주민의 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국가와 지역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약속한 초심은 어디에 두고 생뚱맞은 울산시장 출마냐"며 "시민들이 부여한 지엄한 임기 4년이나 매듭지은 뒤 후일을 도모할 일이지, 국회의원 당선증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다른 감투에 욕심을 낸다는 것은 주민의 선택을 모욕하는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몇몇 현역은 이러한 당 안팎의 비판여론을 의식해 "대선 승리에 밀알이 되겠다"며 지방선거와는 거리를 두려는 제스처도 보인다.

울산시장 선거 행보에 쏠리는 지역의 부정적 여론이 초선 현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특히 정치인으로서 천수(天壽)를 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고령의 전직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지역발전과 시민을 위한 '의욕'이 아니라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노욕'이다"라는 뼈아픈 비판이 나온다.

무엇보다 울산시장 본선 진출도 아득한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선택을 소호하기도 전에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이러한 비판론을 감래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소화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결국 현역이든 전직이든 내년 지방선거를 기약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인 '대선'의 결과에 진로의 향방이 달린 셈이다.

지역정치권의 한 원로인사는 "예나 지금이나 '정치는 생물'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반년 정도 남겼으니 지금의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생각을 대부분 갖고 있을 것이고, 때문에 출마에 대한 생각은 결코 접지 않을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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