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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기현, 서범수 국회의원
(왼쪽부터) 김기현, 서범수 국회의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남구을)를 비롯한 울산 정치권이 침몰 직전이던 국민의힘을 기사회생시켰다.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 간 극한 대립으로 '파국'으로 치닫던 '국민의힘 호'를 건져 순항하도록 했다. 그 중심에는 김 원내대표와 서범수 당 대표 비서실장(울주군) 등이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3차례 파동을 일으켰다. 지난해 11월 30일 이 대표 잠행, 2월 21일 선대위 사퇴,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후보가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윤한홍 의원 대신 권영세·이철규 의원을 사무총장과 부총장으로 임명하려 하자 이 대표가 반대 입장을 피력하며 충돌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울산 회동'을 마련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6일 파국 일보직전인 두 사람을 '원팀'으로 화해하도록 갈등을 봉합하는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두 사람이 인사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는 모습에 직면했다. 이후 이 대표가 불참한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이 당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를 논의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가 총대를 메고 당 대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안했다.

오전 의원 총회가 결론없이 끝나자 김 원내대표는 윤 후보와 이 대표를 전화와 직접 방문을 통해 번갈아 설득했다. 당 핵심 관계자에게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윤 후보에게 "의원들이 하루 종일 토론을 벌이고 있는데 갈등을 매듭지어야 한다"며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하려던 윤 후보를 돌려세웠다. 이 대표에게는 "윤 후보의 인식을 바꾸려면 이 대표도 바뀌어야 한다"며 압박했다고 한다.

의총은 오후 5시에 재개됐다. 이 대표는 30분가량 공개 연설을 했고, 2시간 동안 비공개 회의에선 초반 이 대표를 성토하며 거칠었던 분위기는 시간이 흐르며 점차 중재 분위기로 흘렀다.

분위기 반전은 오후 7시 50분 무렵 윤 후보가 의총에 참석하면서 부터였다. 윤 후보는 비공개 회의에서 "모든 게 제 탓이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이런 일이)세 번째가 되면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한 직후였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은 별도의 장소에서 30분가량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이어 함께 의총장에 입장한 네 사람은 손을 맞잡고 번쩍 들었다. 

이후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타고 평택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서범수 당 대표 비서실장도 한 축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 실장은 두 사람간 갈등이 있을 때마다 밤잠을 설치며 문제 해결을 위해 각종 채널을 총동원해 물밑 작업을 진행했다. '울산 회동'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서 실장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김 원내대표와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 실장은 "두 사람의 화해는 국민들의 절대적인 여망인 정권교체를 위해 서로 양보한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지지율 상승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김응삼기자 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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