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3년 음력 2월 신라 진흥왕때 서라벌 남쪽 하곡현 사포(絲浦, 울산 중구 반구동 일대) 앞 바다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커다란 배가 나타났다.
배 안을 살펴보니 사람은 없고 만들다만 부처 형상과 함께 문서가 있었다. 이 문서에는 황철 5만 7천근과 황금 3만푼을 모아 서축국(西竺國) 인도의 아육왕(阿育王, 아소카왕 B.C. 3세기)이 석가모니 금동불상을 만들려다 매번 실패해 여러 배에 나눠 실어 보내 누군가 불상을 완성하기를 기원한다고 적혀 있었다.
아육왕이 띄운 여러 배 중 하나가 오랜 세월이 흘러 신라에 도착한 것이다. 이에 왕은 배가 도착한 사포 인근 동쪽의 마골산(麻骨山, 울산 동구 동부동)에 동축사(東竺寺)라는 절을 지어 배에 있던 모형 불상을 모시고 배에 실린 황철과 황금으로 불상 제작을 시작했다.
본존불의 오른편에 문수보살과 왼편에 지장보살이 협시보살을 이뤄 삼존 불상이 완성되었다. 이 거대한 불상의 높이가 무려 1장 6척(약 5m)이르렀기에 불상의 이름을 장륙존상(丈六尊像)이라 부르고 서라벌로 가져와 황룡사 금당에 안치했다.
이듬해 불상에서 눈물이 발꿈치까지 훌러 내려 땅을 적셨는데 이는 정복군주로 신라의 국력을 키운 왕이 세상을 떠날 조짐이었다. 이후 불상이 땀을 흘리면 나라에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 불상은 진평왕이 하늘에 받은 옥대와 황룡사 구층목탑과 함께 '신라의 3보'라 불리며 오래토록 나라를 지켰다. 소리 연기 : 장창호 극작가, 정리 :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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