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냐?
돈 되냐?
  • 강신영
  • 2022.01.12 17:23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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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최근 미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행복지수 요소 1순위가 '돈'으로 발표됐다.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가족'이 1위에 뽑힌 반면 한국인 응답자들만 물질적 행복을 1순위로 꼽았다. 또한, 다른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인은 돈을 시간, 열정과 비교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산이라고 응답했다. 이 사실은 필자가 만나는 지인들을 통해 속속 확인된다. 물질만능 사회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여기저기 활동하며 바쁘게 산다고 하면 가만히 듣고 있다가 반드시 나오는 질문이 "돈 되냐?"이다. 돈 때문에 하는 일이 아나라고 하면 돈 안 되는 일에 왜 굳이 뛰어다니느냐고 묻는다. 가치관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김밥을 팔면서 번 돈을 기꺼이 수천만 원씩 장학금으로 내놓는 김밥 할머니 일화를 얘기하며 차원의 문제라고 답변한다.

우선 필자가 즐기고 있는 댄스스포츠에 관해서 보면, 매주 하루는 댄스 클럽 시니어들에게 무료 강습을 해준다. 돈을 받을 수는 있으나 돈을 받으면 부담스럽다. 시설은 서울시에서 무료로 사용하고 있고 강습실 예약, 회원 관리 등은 클럽에서 회원들이 배분해 담당한다. 댄스 강습을 한다고 돈을 받으면 직업이 된다. 그렇다고 아는 처지에 돈을 많이 받을 수도 없다. 그러니 받아 봐야 큰돈이 안 되는 것이다. 돈을 안 받기 때문에 떳떳하고 수강생들이 고마워한다. 수강생들이 돈을 내고 강습을 받는다면, 결석을 해도 미안해하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돈을 냈으니 갑질하는 사람이 없다는 보장도 없다. 돈이란 그런 것이다.

장애인 댄스도 마찬가지이다. 매주 두 차례 시각장애인들에게 댄스를 가르치고 일 년에 전국체전을 포함해 서너 번 같이 경기 대회에 출전한다. 원래 자원봉사로 돼 있다. 그러니 돈을 요구하면 이상하다. 돈을 요구하면 끼워주지도 않을 것이다.

은퇴자 모임 총동문회 활동도 시간을 많이 빼앗는다. 총동문회장이니 각종 모임에 빠질 수 없다. 원래 이 과정은 '사회 공헌' 차원에서 시니어들을 모집해 교육하고 배출한 것이다. 그러므로 신세를 졌으니 갚아야 한다. '사회 공헌'이라는 것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이만큼 혜택을 입었으면 또 다른 사람들에게 혜택을 만들어 주는 것이 맞다.

시니어 클럽 활동도 그렇다. 일주일에 두 번 3시간 걷기 운동을 한다. 친목을 위하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하는 것인데 여기 "돈 되냐?"가 개입할 수 없다. 물론 돈이 안 되는 일에 시간을 빼앗기고 재능 기부하는 것을 이해 못 할 수 있다. 

시니어들을 '열정 페이' 대상이라며 돈도 안 주고 부려 먹는 경우도 지탄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돈 되는 일만 찾아 나서고 그렇지 않으면 안 나가겠다면 나갈 일이 별로 없다. 스스로 폐쇄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먹고 살 만한 사람은 굳이 돈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잘 벌면 좋겠지만, 시니어들이 본격적으로 나서서 큰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 좋아하는 일 부담 없이 재미있게 하면서 즐거우면 된다고 본다. 보람까지 있으면 더욱 좋다.

몇 년 전 한 신문사가 조사한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6.18점으로 나왔다. 이 정도면 절반을 넘었으니 낙제는 아니다. 그러나 두 명 중 한 명 즉, 절반 이상은 현재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조사에 의하면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건강, 가족, 돈, 친구, 사랑, 직장 순으로 꼽았다. 불행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돈, 건강, 가족, 직장, 명예, 학벌순으로 응답했다. 순서상으로도 그렇지만 양쪽 다 압도적으로 건강, 가족, 돈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그만큼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지금은 돈이 행복, 불행지수에서 단연 1순위로 꼽혔다. 결혼 대상자도 돈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돈이 많다고 존경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비정상적으로 벌었다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이다.

하루 세끼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는데 여전히 "돈, 돈" 하는 것은 잘못돼 있다고 본다. 그 이상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돈에 관한 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족할 수는 있지만 부족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관의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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