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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기후 징후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새해 벽두부터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카운티 주택가에서 발생한 불은 시속 160㎞의 강풍을 타고 1,000여 채의 주택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인명피해까지 발생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로 기록됐다. 문제는 우리에겐 여전히 먼 나라 일이고, 나하고는 상관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것이 기후위기 사태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후위기 대책방안을 서둘러 수립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할 때다.

울산시가 올해 총 162억원을 투입해 자연재난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배경에 기인한다.

우선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로 침수 피해가 컸던 태화·반천지구와 상습 침수지역인 두왕·내황지구 등 4곳에 자연재해 위험지구 개선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비록 늦은 감은 있으나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서둘러 시행하는 것 자체는 잘한 일로 여겨진다.

또한 중구 태화강과 동천 일원 주차장 9곳 입구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차량 소유자에게 위험 안내와 차량 이동 안내 문자를 자동 발송하는 알림 시스템 장비를 구축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게다가 홀몸 어르신 등 재난 취약계층 2만 5,000여 가구에 냉·난방용품과 단열재 보강, 창호 교체 등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배수펌프장 노후 배수펌프 3곳도 분해·정비할 것이라 한다. 안정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보면 크게 반길 일이다.

하지만 단순한 피해 복구에만 매달리지 말고 정확한 진단에 근거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복구를 통해 더이상 인재성 자연재해의 반복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후 위기는 이미 시작됐으니 철저한 대비가 최선책이라는 얘기다.

기후위기를 애써 무시하고, 대응에도 딴전 피우다가 적응 타이밍까지 놓치면 정말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자연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일은 지자체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는 점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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