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기념물 제4호로 지정된 '처용암' 일대 해양이 장기간 오염된 채 방치돼 있다며 민간 환경단체에서 실태조사에 나섰다.
(사)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 울산총괄본부(이하 울산 환경운동본부)는 13일 해양감시단과 남구 황성동에 위치한 처용암 일대 해양실태를 고발하기 위해 수중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수중조사에 나선 다이버들은 2인1조를 이룬 총 4명으로, 1시간 30분가량 이뤄졌다.
수중 조사에 참여한 해양감시단들은 처용암 반경 1㎞만 둘러봐도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양감시단 소속 백은경 대한안전연합 부산미르지역본부장은 "해조류·어패류 대부분이 폐사된 상태였다. 살아있는 생물체는 하나도 없었다"면서 "수중 조사 시, 단기간에도 호흡기에 이물감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다 속이 새까맣고, 기름이 떠 있는 등 육안으로도 부유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외 목재, 폐선박 등 쓰레기들이 산적했다"고 꼬집었다.
윤형욱 해양감시단장은 "공사 시, 바다로 부유물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고정장치가 이날 확인된 것만 200여개다"면서 "공사가 끝난 후 철거하지 않고 바다에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되고, 부패정도도 오래됐다"고 강조했다.
울산 환경운동본부는 공사자재가 다량 발견된 만큼 일대 공사가 진행됐던 사업과 공사를 맡은 업체 등을 조사해 경찰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곳에서 채취한 샘플을 관계기관에 보내 오염 수치를 정확히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울산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 후 방제조치도 하고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진행한다. 아직까지 이 해안에 대한 고발건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울산 환경운동본부 관계자는 "울산 지역 해양오염이 심각한 실정이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고, 책임지는 곳도 없다"면서 "처용암뿐만 아니라 울산 전 해안에 대한 실태를 조사할 것이다"고 했다. 정혜원기자 usj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