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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대선 표심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설 연휴를 앞두고 내우외환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기를 이어가자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선거전략 수정 요구가 당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고, 국민의힘은 3·9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문제로 대선 전 '원팀'구상이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정체와 함께 정청래 의원이 촉발한 불교계와의 갈등이 '이핵관'(이재명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논란으로 번지면서 내부 분란과 함께 당 안팎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급격한 하락세도 없지만 뾰족한 상승 동력도 나타나지 않는 30% 중반대 지지율에 머물면서 애초 설연휴를 전후해 40%대 지지율에 안착하고 그대로 승기를 굳힌다는 목표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경제를 위시한 정책 행보로 차근차근 득점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지나치게 정책 위주로 짜인 일정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와관련,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20일 "선거 운동에서 역동적, 감성적인 부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도 최근 선대위 단체 대화방에 선거 전략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글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의 '이핵관' 발언을 둘러싼 후폭풍도 이어지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밤 페이스북에서 "이핵관이 찾아와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폭로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지금처럼 선당후사가 필요한 때가 언제냐"라며 공개적으로 탈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21일 합천 해인사에서 열리는 전국 승려대회에 송 대표, 김영배 최고위원 등과 함께 참석해 다시 한번 불교계에 머리를 숙일 예정이다.


 국민의힘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문제로 당내가 어수선한 것은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은 지난 19일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홍 의원이 서울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공천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과 이 전 구청장 지난해 당내 경선과정에서 홍 의원을 도운 인사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20일 당사에서 생활공약을 발표한 후 질의응답에서 "저는 공천 문제에는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놨다"며 "공정한 위원회를 구성해 위원회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대구시 청년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치 지도자 간 대화에는 어떤 대화도 오갈 수 있다"면서 "그러나 여론조사 공천 기조에서 변화를 주려면 정치적 타협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보궐 선거에 대한 공천 문제는 지난 월요일 최고위원회에서 당원들 간 분란을 방지하기 위해 경선, 여론조사 공천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권 본부장이 저격한 '당 지도부급 인사'가 홍준표 의원이란 해석이 나왔다.


 홍 의원은 오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국정 능력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 중에, 그런 사람들이 대선의 전면에 나서야 증거가 된다"면서 "그래서 요청한 것이다. 그걸 두고 명분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끼리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서"라며 비난했다. 서울=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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