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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해 울산문인협회장

2022년, 흑호(黑虎)의 포효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돼 간다. 
 
벽시계는 고장 나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유수 같은 세월은 어김없이 질주하고 우리네 삶도 거침없이 흘러가니 '흐르는 것은 멈추지 않는다.'는 표현이 헛말은 아닌 것 같다.
 
마스크에 가려진 답답한 시간이 지속됐지만 그 역시 차곡차곡 쌓인 365일의 이력이요,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의 한 페이지로 기억될 것이니 사람들의 진실한 눈을 바라볼 수 있어 나름대로 행복한 1년이었다. 
 
회고해 보건대, 지난해는 어려운 여건으로 인해 문인협회 회원들과의 만남이 수월하지 않아 추진 사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소통이 어려워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 와중에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젊은 작가상'과 '생애 첫 책 발간지원 사업'을 현대자동차의 후원을 받아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코로나19의 창궐로 한 단체에 하나의 공모사업만을 지원한다는 시청의 방침에 따라 그동안 해왔던 '북 페스티벌'을 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지만, '시민문예대학'을 통해 문학을 갈망하는 이 지역 문학 지망생들에게 양질의 강좌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에 안도한다. 
 

올해도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 '시민문예대학'을 추진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고 첫 이사회에서 의견을 모았다. 단, 시민들의 수요가 많은 문학장르를 강의하면서 별도로 저명한 문인을 모셔 특강을 실시하는 것과 울산예총에서 주관하는 '예루하'에 '저자 팬 사인회'를 병행함으로써 '북 페스티벌'의 효과를 얻는 것이 좋겠다는 이사회의 자문이 있었다.
 

매년 1년을 마무리하는 '가을밤 문학축제'와 신인문학상 등 각종 문학상 수상 대상자 선정도  예정대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새롭게 단장한 계간 '울산문학'은 편집위원들의 남다른 노력과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순조롭게 출간되고 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여름호는 100호를 기념해 별책으로 회원들의 울산 관련 작품집을 발간했으면 한다. 
 

올해도 모든 행사는 최대한 상식선에서 공정하게 실시될 것이다. 시화전도 되도록 최근 3년간 출품하지 않은 분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마련할 것이고 수상작 선정도 객관성을 견지함은 물론이다. 문인으로서 상을 타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있겠는가마는 수상하는 사람에게 축하와 덕담을 보내면 아름다운 일, 나름대로 문인 본연의 창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절차탁마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상황이 어려워도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단없이 추진하고자 한다. 
 
물론 3년 임기에 엄청난 일을 해낼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어려운 시대를 잘 활용해 틈새 사업, 꼭 요긴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그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를 성찰하면서 주어진 내 일이라도 제대로 하면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주위의 사소한 일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옳은 방향이라 믿는 일들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시민들과 울산문인협회 회원들께서 묵묵히 지켜보면서 본 협회에 말 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면 울산의 문학 발전과 문화의 부흥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신명나게 또 한 해 살아가야겠다. 세상은 언제나 아름답고 싱싱하다. 인간의 혀로, 어떤 수식어로도 형언할 수 없는 멋진 구석이 있다. 
 

하루속히 가슴 답답한 의사 불통, 울화통, 분통의 시대는 가고 그야말로 만사형통, 의사소통, 운수대통의 즐거운 찬사와 덕담의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생각나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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