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제54대 경명왕 때 신라 최초의 사찰 흥륜사(興輪寺)에 큰 불로 절의 남문과 건물 2동이 불타버렸다.
흥륜사는 신라 미추왕때 고구려 승려 아도가 성국공주(成國公主)의 병을 낫게하고 처음 지어졌으나 곧 폐허가 되었다. 이차돈의 순교로 신라 땅에 불교가 공인되자 진흥왕이 경주 탑동 오릉(五陵)과 봉황대 사이에 다시 지은 신라 최초의 사찰인데 까닭 없이 화재가 난 것이다. 스님들은 불자들과 부호(富豪)들을 만나 사찰 복원를 위해 서라벌을 동분서주했다. 왕도 불이 난 사찰을 찾으나 차 공양만 받고 불사(佛事)에 대한 아무런 도움을 주질 않는다.
안타까운 사연에 하늘이 감탄했는지 불경에 나오는 수미산 앞 도리천의 임금 '제석(帝釋)'이 나타나 사찰 내 불경(佛經)을 보관하던 좌경루(左經樓)에 머물렀다. 그러자 절 남쪽 연못 속의 물고기들이 물 밖으로 날뛰고 하늘에서 찬란한 오색구름이 몰려 들었다.
절 밖으로 이 사실은 삽시간에 퍼져 불사를 위한 신라인들의 보시(布施)가 이어진다. 곡식에서 비단. 보물 등 다양한 재물이 절에 쌓이는가 하면 절로 찾아든 능숙한 건축 기능공들이 옷소매를 걷어 붙이더니 하루 만에 남문과 건물 2동을 다시 지었다.
절에 10여일 머물던 제석(帝釋)이 수미산(須彌山)으로 돌아가려 하자 스님들이 인사하며 제석의 그림을 그려 은혜를 잊지 않고 기리겠다 한다. 이에 제석은 보현보살상을 그려 걸고 공양하라 한다. 훗날 스님들은 법당 벽면에 보현보살을 그려 넣었다고 전한다. 소리 연기 : 장창호 극작가, 정리 :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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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보기 : 장창호 [108] 흥륜사의 벽화, 보현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