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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서부초등학교 학부모들이 9일 학교 운동장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자녀들의 입학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 동구 서부초등학교 학부모들이 9일 학교 운동장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자녀들의 입학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지난 7일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29가구 157명이 동구 서부동에 정착한 가운데 이들 자녀들의 초등학교 배정 문제가 새롭게 불거지고 있다. 자녀 중 초등학생 25명이 동구 서부초등학교에 입학이 예정돼 있는데, 서부초교 학부모들은 종교적·문화적 차이로 발생할 문제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서부초 학부모들은 9일 서부초 운동장에서 특별기여자 자녀 입학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학부모들은 '동의 없는 배정 인정할 수 없다''먼저 외국인학교부터 고려하라''불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다'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한 학부모는 "입학이 예정된 특별기여자 자녀들이 영어를 구사해 대화는 가능하더라도 집안, 부모의 교육으로부터 형성된 문화차이는 단시간에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며 "이는 종교와 문화의 다양성을 바르게 이해하기 어려운 저학년 아동들에게는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전 인원을 한 학교에 배정하면 기여자 자녀들의 집단화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앞서 지난 8일 "이들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해 TF(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한글 교육 등 맞춤형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힌바 있다. 


 또 "이들의 학교 배치 등과 관련해 기여자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해당 학교 관계자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마련하는 등 해결책 마련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53개 시민사회단체는 9일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환대와 연대의 손길로 맞이하자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53개 시민사회단체는 9일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환대와 연대의 손길로 맞이하자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한편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와 울산 정착을 지지하는 53개 시민사회단체는 같은 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환대와 연대의 손길로 따뜻하게 맞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자국에서 구출돼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이들은 현재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을 보호하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와 노력이 중요하며, 아프간 난민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기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력과 공포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울산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공동체적 의식으로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규재기자 usj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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