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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사회부
조홍래 사회부

지난 1월 24일 현대중공업 2야드 가공공장에서 크레인에 부딪힌 작업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었다. 이 중대재해로 현대중공업 2야드뿐 아니라 1야드까지 전 작업장의 가공공장에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 중 1야드 가공공장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은 이달 11일 풀렸지만, 2야드 가공공장은 사고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회사들은 장기화되는 작업중지 명령으로 작업 차질에 따른 경영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작업중지를 풀어달라고 절박한 호소를 하고 있다. 

조선업은 철판을 작은 블록으로 만들고, 다시 이 블록을 더 큰 블록으로 만든 뒤 도크에서 조립해 선박을 건조하는 연속성을 갖고 있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은 지금 그 첫 단계인 가공 공정이 중단되면서 그 후속 공정까지 작업 물량이 없어 줄줄이 가동을 멈추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처해 있다.

이로 인해 현재 현대중공업 직영 인력과 사내 협력회사 인력 수백여 명이 일거리가 없어 한 달째 일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오랜만의 수주 훈풍으로 일감이 많이 쌓여 있는데 일손을 놓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랜 기간 생산 차질로 선박 인도에도 차질이 생기면 해외 선주와의 신뢰에도 금이 가 간만의 조선업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고 원인 및 위법사항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점검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다. 한 달이면 사고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에 충분한 시간인데, 아직도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보완책이 충분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사회적 분위기나 노동단체 등의 눈치 보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작업중지가 더 길어지면 향후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연장근무를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최근 조선업 수주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수주 훈풍이 실적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아직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으로 조선업 협력회사들은 여전히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업 협력회사들이 조선업 불황의 마지막 고비를 넘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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