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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울산신문 자료사진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으로 사연댐에 수문을 3개를 설치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집중호우 등 기상상황으로 인해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인 셈이다. 이와 직결해 발생하는 시민 식수 공급 문제는 구체화되지 않은 채 여전히 공회전을 하고 있어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사연댐 수문 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한 결과 3개 수문을 설치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으로 제시됐다. 

 사연댐 여수로 47m 지점에 폭 15m, 높이 7.3m의 수문 3개를 설치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럴 경우 댐으로 인한 반구대 암각화 침수 현상이 사라진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3개 수문을 설치한 경우 현재 60m인 사연댐 여수로 수위가 52.2m로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반구대 암각화가 53m 수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보다 수위가 낮아져 암각화 침수를 막을 수 있다고 울산시는 설명했다. 집중호우 등으로 물 유입량이 늘어나 댐이 만수위 이상으로 높아질 때는 수문을 개방해서 반구대 암각화 침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봤다. 

 3개 수문 설치로 반구대 암각화는 연평균 침수 시간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된다고 울산시는 전망했다. 

 200년 빈도로 발생하는 홍수 상황에도 완전 침수를 피할 수 있고, 침수 시간이 최대 18시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방안과 함께 논의돼 온 1개 수문 설치와 자연 월류를 이용하는 방안은 대안책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3개 수문 설치에 대한 공사비는 576억원으로 추정되며, 댐 안전성 사업과 함께 시행하면 79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문 설치로 반구대 암각화는 보존할 수 있을 전망이지만 용수 공급이 줄어 시민 물 부족 현상이 생기는 단점은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3개 수문 설치로 인한 예상 용수공급량은 하루 13만 1,000㎥로 계획량 18만㎥와 비교하면 4만9,000㎥ 줄어든다. 

 여기에 200년만의 홍수 등으로 수문을 통해 일시적으로 방류량이 늘어나면 태화강 하류 수위가 2cm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지침 변화에 따라 적용하면 태화강 하류 수위가 18cm 상승하는 것으로 도출돼 울산시내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민 식수 공급과 태화강 홍수방지 대책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게 됐다. 

 울산시는 이번 연구 내용을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제공해 오는 5월~11월 진행될 예정인 낙동강 유역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 용역과 태화강 하천기본계획에 반영토록 요청하고 있다. 

 울산시는 앞서 물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협상을 벌여 운문댐 물 공급 확정을 지은 바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량이 명시되진 않았고, 대구, 경북지역의 반발이 거세 반쪽 합의라는 지적도 나왔었다. 

 이에 대해 송철호 울산시장은 "운문댐 물을 공급한다"라는 문구만 하더라도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다른 시·도와의 이해관계 탓에 명확한 물 공급량을 계획안에 반영하지 못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환경부가 현재 마련 중인 2040년 수도정비기본계획과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 후속 조치로 진행하는 용역에 '운문댐 물 공급' 문구가 포함됐다 하더라도 실제 얼마나 반영될지, 언제 구체화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 정부에서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에 대해 다른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어 정부 기조를 살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모든 우려가 실효성에 있는 만큼 얼마나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되느냐에 관건이 달렸다는 시각이 많다. 

 울산시 관계자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울산 맑은 물 공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과제로, 동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정부도 큰 관심과 지원을 쏟고 있는 만큼, 중앙부처와 잘 협력해 시민이 기대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은정기자 us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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