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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천 벚꽃길. 울산신문 자료사진
무거천 벚꽃길. 울산신문 자료사진

"연속된 벚꽃 축제 취소로 착잡합니다."

31일 울산 울주군의 벚꽃 명소인 '작천정' 인근에서 5년 째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한탄했다. 이번 주말, 벚꽃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를 앞두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저마다 아쉬운 반응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3년 연속 벚꽃축제가 취소되면서 이 일대 상가들은 '봄 특수'를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됐다.

이날 울주군 작천정에서는 벚꽃을 즐기러 온 많은 관광객이 보였지만, 인근 상인들은 큰 기대감을 보이진 않았다.  

곳곳에서 저조한 매출을 버티지 못하고 임대 문구를  내건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식당을 하는 한 업주는 "예전엔 축제를 하면 음악 소리가 들리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 지나가다 들리는 사람도 많았다. 코로나19 기승 이후부터는 그런 경우는 없다"며 "매출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카페 업주들은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한 카페 업주는 "카페는 테이크아웃 손님도 있고 유지가 되는 편이다. 코로나19 가 처음 시작됐던 2년 전에는 벚꽃길 출입구를 막아놨지만, 올해부터 개방이 돼 지난해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벚꽃길로 유명한 남구 '무거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이 일대에는 임대 건물과 더불어 폐업한 가게도 다소 보였다. 

무거동에서 부부끼리 21년째 식당을 하는 사장은 "이번 주말이 벚꽃 피크라고 하지만 별 기대는 되지 않는다"며 "벚꽃 축제가 개최됐을 땐 점심에 손님이 꽉 찰 정도로 많았는데 지금은 사람이 아예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곳의 주요 고객은 무거동 주민과 벚꽃 축제 방문객, 울산대 학생들인데 코로나 19로 방문객 발길이 뚝 끊겨 배달까지 시작했다"면서 "아르바이트생을 6명 썼는데, 현재는 아내와 나만 출근하고 있다"고 했다.

술집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한 술집 사장은 "술집은 보통 식사 후, 2차로 오는 분들이 많다. 손님들이 주로 입장하는 시간대가 오후 9~10시인데 최근까지도 정부가 내린 영업 제한 시간이 오후 11시였다"면서 "술을 1~2시간 만에 시간에 쫓기면서 먹는 사람은 드물다. 요즘에는 집에서 술마시는 게 대세다"고 암울함을 전했다. 

무거천 벚꽃 축제가 취소된 것에 대해 아쉽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 상인은 "축제가 열리지 않으니 외지인의 방문은 줄어들고 지역 주민들이 주로 오는데, 지역 주민들은 외지인에 비해 상권 소비가 적은 편이라며 벚꽃 축제가 다시 열리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역 벚꽃 축제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에도 불구하고 방문객이 작년에 비해 늘어난 편이다"며 "이번 주말에 벚꽃이 절정이라 예상되는 만큼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경민 수습기자 us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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