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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이라 하면, 위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의미하며, 이때 말하는 악성은 가만히 두었을 경우 자연 증식해 커지며 주변 장기로 전이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직학적으로는 위암의 95%가 위벽의 점막층에서 발생하는 위선암이며, 5% 정도에서 림프관에서 발생하는 악성 림프종, 점막하 및 근육층에서 발생하는 악성 간질성 종양 등이 있으나 흔히 위암이라 하면 위선암을 가리켜 얘기하게 된다. 위암은 최근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 암이지만 발생률은 인종과 지역별로 차이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위암이 가장 흔히 발생하며, 암 사망률에 있어서도 폐암, 간암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위암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방법 등에 대해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욱 전문의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어본다.
김형욱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동강병원 제공
김형욱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동강병원 제공

최근 발표된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등록된 암환자 25만 4,718명 중 2만 9,493명으로 전체의 약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남녀의 10대 암 발생을 보면 남자에 있어서는 폐암,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순이고 여자에 있어서는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순으로 위암이 남자 2위, 여자 4위를 기록하고 있다.

# 맵고 짠 음식·가공육 섭취·흡연 등 위험요인
위암의 증상으로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상복부 불쾌감, 통증, 식후 소화불량, 식후 팽만감, 식욕부진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들은 흔히 급, 만성 위염이나 십이지장, 위궤양의 증세와 유사다. 이러한 이유로 소화제나 제산제를 복용하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진행된 암은 복부에 딱딱한 덩어리로 만져지거나 오심, 구토, 토혈, 혈변 등의 증세와 체중감소, 빈혈, 권태감 등 전신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암이 전신으로 퍼지면 림프절이 만져지거나, 간비대, 복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기 위암의 경우 약 80%에서 무증상이며 진행성 위암의 경우에서도 5~10%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주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중요하다.

'조기 위암'이냐'진행성 위암'이냐 하는 건 종양의 위벽 침범 깊이에 의해 구분되는 것이며, 내시경적 육안적 판단 및 실제 조직학적 결과에 따라 조기와 진행성 위암을 구분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는 위를 구성하고 있는 위벽은(조직학적으로)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조기 위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와 상관없이 점막층과 점막하층에 국한된 경우로 정의되며, 진행성 위암은 근육층을 넘어선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의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의 방법과 예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진행성 위암은 수술적 치료가 주가 되며, 조기위암의 경우에는 최근 내시경 기술의 발달로 수술 없이 내시경적 절제로 완전 절제를 해 완치하는 경우가 많아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조기위암의 치료에 있어 최근 많은 발전이 이뤄졌다. 예전에는 위암이 진단되면 진행정도에 상관없이 외과적 위절제술이 표준 치료였다. 그러나 지금은 조기위암의 경우 내시경으로 위암부위만을 도려내는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한다. 이를 위한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긴 하나 (병변 깊이가 얕을 것, 림프절 전이가 없을 것, 조직의 분화도가 좋을 것), 국가 암 검진사업 및 개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위암이 일찍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위암에 대한 내시경적 치료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내시경 절제술은 암이 되기 직전단계인 선종이나 조기위암을 수술하지 않고 내시경만으로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이 방법은 내시경을 통해 기구를 넣어 병변이 있는 점막을 한 층 도려내는 것으로, 보통 3박 4일 정도로 입원기간이 짧으며 개복을 하지 않아 회복이 빠르다. 수술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며, 무엇보다 위 자체를 있는 그대로 가지고 있어 삶의 질이 유지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김형욱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김형욱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 헬리코박터균 감염 시 치료…개인위생 철저 전염 예방해야
위암 발생의 경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위험인자들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세균 감염, 짠 음식, 훈제 고기, 가공육 섭취, 흡연 등이 있다. 따라서 이들 위험인자들을 멀리 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위암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건강검진 위내시경 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를 확인해 감염이 돼 있다면 치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은 대부분 입을 통해서 감염된다. 평소 국이나 반찬 등에 여러 사람의 숟가락, 젓가락이 접촉하는 과정에서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덜어내는 전용 국자나 젓가락 등을 사용하면 전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위암 진료를 하다 보면, 위암 전단계(선종 등)나 조기 위암으로 일찍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병변을 추적 검사나 치료를 미루다 병이 진행돼 손 쓸 수 없는 지경으로 진행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위내에 가끔 발생하는 선종들도 (대장용종 제거하듯이) 큰 부담없이 내시경적으로 안전하게 제거 가능하니 발견 시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추천한다.

점막하 종양의 경우 작은 크기는 잘 제거하지 않지만 크기가 커지는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혹여 종양이 커지고 주변 장기에 전이가 일어나면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정기적으로 종양의 크기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드물지만, 위암 진단 후 치료를 미루고 자가치료를 하시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수술 없이 내시경 절제로 충분한 경우도 많고, 국내의 위암 수술치료 5년 생존율은 80% 이상이고 특히 초기암의 경우 90% 이상으로 생존율이 높은 편이므로 위암진단 후에도 자포자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것을 권한다.  정리=정규재기자 usj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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