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 명승지정 사업 주민 갈등에 '올스톱'
반구천 명승지정 사업 주민 갈등에 '올스톱'
  • 최성환 기자
  • 2022.04.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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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신문고] 지주 중심 상생회 vs 보존회 의견 양분
사업 지체되자 시·울주군에 반감 여론도
보존회, 기자회견서 지자체가 해결 촉구
울산 반구대암각화 인근 주민들은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구천 일대가 명승으로 지정된지 1년이 지났지만 약속했던 교통난 해결과 편의시설 조성 등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울산시와 울주군에 약속 이행과 주민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 반구대암각화 인근 주민들은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구천 일대가 명승으로 지정된지 1년이 지났지만 약속했던 교통난 해결과 편의시설 조성 등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울산시와 울주군에 약속 이행과 주민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등 선사시대 문화재 보고인 '반구천 일원 국가 명승' 지정과 연계한 각종 주민협력 사업이 주민 간 갈등에 지자체에 대한 불신까지 더해져 곪아가고 있다.


 반구천을 낀 대곡리 마을은 지리적 행정구역 상 울산의 한 가운데 위치해 있으면서도 외지인들의 발길이 잘 닫지 않아 오지로 꼽힌다. 그런데 태고의 자연 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한 '조용한 선사의 마을' 대곡리가 최근 시끌시끌하다. 지난해 4월 이곳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뒤 이해관계가 얽힌 주민 간 편 가르기 때문이다.


 명승 지정 이후 주민들의 요구는 분출하고 있다.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게 된 만큼 마을 전체를 국가가 매입하라는 요구와 함께 숙박시설, 식당 등을 건립해 주민에 우선 분양할 것을 요구하는가하면 상점·카페 허용, 우회도로 건설, 무형문화재 상설 공방 건립, 사연댐 준설, 셔틀버스 운행 등 요구 사항들을 쏟아냈다.


 이들 사업은 대곡리 주민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2개의 주민대표 단체가 만들어져 갈등과 반목으로 현안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현재 대곡리 마을에는 토지가 없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대곡리 보존회(대표 이재권 현 이장)'와 땅을 가진 지주를 중심으로 한 '대곡리 상생회(대표 이영준 전 이장)'가 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때문에 울산시와 울주군이 반구천 명승 지정에 따른 주민협력사업으로 추진하려던 각종 사업들은 이들 두 단체의 갈등으로 올스톱된 상태다.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와 함께 지자체에 호소를 하고 집회를 여는 등 갖가지 수단을 동원했지만, 백약이 무효임을 확인한 대곡리 보존회는 18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와 울주군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보존회 주민들은 회견에서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전 단계로 지난해 국가 명승을 추진할 때 재산권 침해를 감수하면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전제조건의 수용을 요구하며 찬성했다"고 밝혔다.


 보존회가 요구한 사업은 △반구대 셔틀버스 운행 △매점·카페 등 공익적 시설 설치 △울산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작품 활동 위한 공방 건립 △암각화 앞 토사 준설과 폭 6m, 3.5㎞ 도로 건설 등이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아직 진척된 게 없는 상태다.


 보존회는 "명승 지정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셔틀버스 운행을 위해 도입한 전기버스 2대는 온갖 갑질 행정으로 두 달도 운행하지 못하고 세워놓은 상태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또 "울산시는 셔틀버스 운행과 환경정비 등 예산 50%를 울주군에 떠넘겼고, 울주군은 이 사업이 필요 없다며 달랑 연간 1억 원만 배정했다"면서 "또 매점, 카페, 공방 예산은 단 1원도 배정되지 않았고, 주민차량 우회도로 및 준설토 이송도로는 문화재청 50%, 울산시 25%, 울주군 25% 부담키로 했지만, 올해 확보한 예산은 기본 용역비 1억 원뿐"이라고 하소연했다.


 보존회는 특히 "수문 없는 사연댐의 암각화 앞에 57년 동안 토사가 5m나 켜켜이 쌓여 있어 이제는 태풍의 급류가 언제 암각화를 지워버릴 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인데도 공무원들은 천하태평"이라고 비꼬았다.


 이들은 "지붕 없는 박물관인 반구대 일대의 난개발을 막고, 원형 보존을 하려면 주민들의 협조는 절대적이다"며 "모든 사업은 민관 협력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즉각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시는 주민들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주민들의 갈등 해소를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으며, 울주군과 보존회 사업이 원만하게 협의되면 시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는 원칙론을 전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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