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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층석탑의 별 궤적. 2022. 4. ⓒ이상원
삼층석탑의 별 궤적. 2022. 4. ⓒ이상원

 오래 전부터 원했던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배경으로 별 궤적 사진을 찍기 위해 다시 찾았다.

원을 그리는 예쁜 별 사진은 북극성을 찾아 그 방향으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 별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실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이다. 북극성은 쉽게 찾을 수 있는 북두칠성의 국자 모양 밑부분에서 일직선으로 앞을 향하면 찾기가 쉽다. 북극성은 항해를 하거나 사막을 여행할 때 나침반 구실을 하기도 한다.

감은사지 동탑 앞에서 북극성을 향하여 삼각대를 세워 카메라를 얹어 노출을 맞추고 30초마다 연속 촬영이 되도록 설정했다. 다른 때의 촬영처럼 좋은 장면을 만나기 위해 뛰어 다닐 필요가 없이 그저 30초 동안 움직인 별의 궤적이 계속 담기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별을 잊고 살게 되었다. 현대인의 불행은 별과 멀어지면서 시작된 게 아닐까? 일상 생활에서 별을 쉽게 볼 수는 없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라도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윤동주의 시인의 시, ‘별헤는 밤’에서 처럼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이상원 사진가 swl5836@naver.com
이상원 사진가 swl5836@naver.com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붙여 본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별을 보여주면 좋겠다. 이런 저런 별자리 이름도 찾아보면서 쌓은 추억이 훗날 살아가면서 힘들 때 물질적 풍요보다 더 위안을 주는 비타민이 될 것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넓은 터전을 홀로 거닐며 많은 생각을 했다. 용이 되어 나타난 문무왕이 감은사에 머물고 있던 아들 신문왕에게 전해 주었다는 신비의 피리! 그것을 불면 ‘적군이 물러가고 역병이 나으며 자연재해가 없어지고 평온해졌다’고 하는 ‘만파식적(萬波息笛)’이 떠올랐다. 

코로나의 장기화와 보이지 않는 갈등과 대립으로 혼란스러운 지금 그 피리 소리를 다시 듣고 싶었다. 문무대왕 같은 멋진 국가지도자가 진정 그리웠다.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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