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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박맹우 울산시장 예비후보가 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후보를 사퇴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함께 손을 맞잡고 필승 결의를 다지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무소속 박맹우 울산시장 예비후보가 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후보를 사퇴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함께 손을 맞잡고 필승 결의를 다지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6·1지방선거 울산시장 여야 1대1 빅매치가 성사됐다.
 국민의힘 시장 공천 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울산시장에 나섰던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5일 오후 4시,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김두겸 시장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 보수후보 단일화가 현실화 됐다.

 박 예비후보는 "아무런 조건 없이 시장 후보를 사퇴하고 같은 보수 후보인 김두겸 후보를 전폭 지원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이젠 섭섭함을 다 접고 자연인 박맹우로 돌아가겠다"며 후보직 사퇴와 함께 김두겸 시장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박 전 시장은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협상을 시도했으나 의견차이가 너무 컸다. 어떤 경우에도 여론 경선방식은 안 된다는 것이 김두겸 후보측의 확고한 생각이었고, 그렇다면 3자구도로 갈 수밖에 없는데, 3자구도는 시민들이 걱정하고 있듯이 민주당에 어부지리를 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이고 사실, 어부리지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어부지리를 준다는 것은 뼛속 깊이 보수인 저 박맹우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고, 결국 고심 끝에 결단을 내리게 됐다"면서 "김두겸 후보는 추진력이 출중하고 남다르게 아이디어가 많은 분으로 울산시정을 훌륭히 잘 이끌어 가리라 믿는다. 제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온 몸으로 지지해 주신 여러분께 큰 죄를 지었다. 박맹우 개인의 '의지'와 '울산'이라는 '대의' 사이에 숱한 갈등과 고민을 했던 충정을 십분 이해해주시고 부디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두겸 시장 예비후보는 "존경하는 박맹우 후보께서 조건 없이 제 손을 들어주셨다. 감사드린다. 진정한 보수의 길을 평생 걸어오신 박 후보님의 고뇌에 찬 결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맹우 후보님의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고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이제 진정한 원팀을 이뤘다.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공천자 전원이 하나가 되어 현장 속으로 파고들겠다. 시민 한분이라도 더 만나고 진정성을 보이겠다. 국민의힘에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사전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긴박했지만 진지했다.
 박맹우 전 시장이 사퇴회견문을 모두 읽고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그 누구도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지 않았다. 박 전 시장의 통 큰 양보 앞에 승자인 김두겸 후보 지지자들도 숨소리를 죽이며, 모두가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박 전 시장은 "시장 후보 사퇴와 김두겸 후보 지지를 마음 먹은 것은 하루 전인 4일 오후 늦은 시각이며, 그 때부터 사퇴회견문을 직접 썼고, 나를 지지해왔던 측근들에게 조차 속 마음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이제 나를 위해 함께 뛰었던 지지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게 큰 숙제다"고 속내를 밝혔다.

 김두겸 시장 후보도 "박맹우 후보님이 제게 후보사퇴와 지지의 뜻을 전해 주신 시각이 오늘 오후 3시쯤이었다. 보수 단일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단일화에 응해주시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박 전시장은 곧 국민의힘에 복당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시장 경선 후유증으로 둘로 쪼개졌던 보수진영은 박 전 시장의 무소속 출마 21일만에 김두겸 시장 후보로 통합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현 시장과의 2파전 구도로 치러지게 돼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장 선거전이 펼쳐지게 됐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시장 후보는  "박맹우 후보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경선 컷오프부터 오늘 사퇴에 이르기까지 겪어왔을 모욕감과 괴로움이 있었을 것이다. 저는 이에 대해 전직 3선 시장에 대한 예우로써 잠시였지만 경쟁상대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박맹우 후보의 사퇴는 이번 선거의 상수였을 뿐, 결코 변수가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박 후보의 사퇴에 별다른 입장이 없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울산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민선 8기를 책임지겠다"는 논평을 냈다.  전우수기자 jeus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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