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 임금발 도미노 인플레 악순환 우려
'고물가시대' 임금발 도미노 인플레 악순환 우려
  • 김미영 기자
  • 2022.05.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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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물가 반영한 추가 인상 요구 불구
사측, 비용·임금 동시 물가 자극 부메랑
대기업-중소기업 상대 격차 심화 경계 고심
한은 "인플레 기대심리 안정적 관리 필요"

산업계에 고물가(인플레이션) 시대에 물가를 반영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물가-임금 간 전가효과 가시화로 인한 임금발 2차 인플레이션 악순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의 물가 상승은 경기 호황이 아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측면의 요인에 의한 것으로 여기에 임금 인상까지 겹치면 '고물가→임금 상승→고물가→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인 각 기업들의 노조는 고물가를 고려한 추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과도한 임금 인상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차 잠정 합의안보다 진전된 사측 안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 파업에 돌입했다가, 회사로부터 기본급이 추가 인상된 2차안을 받아들고 12일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0일 상견례에서 기본급 16만 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정년 연장,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플레이션은 화폐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같은 돈을 받아도 실제로 쓸 수 있는 실질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월 '300인 미만' 사업장의 월평균 실질 임금은 350만 9,000원으로, 전년 동기(388만 9,000원) 대비 9.8% 줄었다. 실질 임금은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눠 백분율로 환산한 수치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돈의 실질적인 가치다. 

울산의 한 기업 관계자는 "매년 있는 갈등이지만 올해는 물가 급등 등을 내세우며 노조가 실질 임금 하락을 고려해 추가 임금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제품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임금 인상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부익부 빈익빈' 구조도 문제다. 상대적으로 임금 인상 여력이 적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임금이 오르면서 추가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임금발 물가 상승'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물가 상승이 임금을, 임금이 또다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리는 나선형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으로 정한 임금을 뜻하는 협약임금 인상률은 2021년 3.6%를 기록해 2018년 이후 3년 만에 반등했다. 협약임금 인상률은 2018년 4.2%에서 2019년 3.9%, 2020년 3.0%까지 낮아졌다.

협약임금 인상률은 실제 지급된 임금이 아니라 인상률 결정 시 지급하기로 한 임금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부터 상승률이 둔화됐다가 3년 만에 반등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물가 상승에 따른 노동계의 임금 인상 압력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물가-임금 간 동조화 조짐이 가시화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임금발 인플레이션이 두드러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도 지난달 말 '최근 노동시장 내 임금상승 압력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경기회복에 따른 임금상승 추세는 고물가 현상과 겹칠 경우 2차효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고물가 발생 시 앞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예상되면서 임금인상을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기업(사업주)은 임금인상 비용을 다시 소비자가격에 전가한다.

보고서는 "'물가상승→임금상승→물가 추가 상승'의 악순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경제 주체의 인플레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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