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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난감(難堪)'의 사전적 의미는'견디어 내기가 어려움' 혹은'이렇게도 저렇게도 하기가 몹시 딱한 처지'이다. 일상의 용법에서'난감하네'라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심각한 심정이지만, '난감하네∼'라고 하면 여유가 있는 혼잣말이다. '물새야! 왜 우느냐?'라고 물으면 물새는 분명"난감하네∼"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물새는 수변 지역에 서식하는 모든 새를 총칭하는 표현이다. 물새라는 표현은 백조(白鳥)라는 표현과 다를 바 없다. '흰 새'라는 의미인 한자 백조(白鳥)는 하얀 깃의 새를 모두를 말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백조는 한자는 곡(鵠)이다. 풀어쓰면 고니이다. 물새에게 왜 우느냐고 질문한 노래가 있다. 먼저 노래 가사를 적는다. 

물새야 왜 우느냐/ 유수 같은 세월을 원망 말아라/ 인생도 한 번 가면 다시 못 오고/ 뜬세상 남을 거란 청산뿐이다/ 아 물새야 울지를 마라.(손인호, 물새야 왜 우느냐 1절 가사)

현재 팔십 세 이상이면 누구나 즐겨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마이크를 잡았다 하면 흘러간 인생살이를 회상하듯 눈을 지그시 내리깔고는 추억에 젖어 부른다. 비록 음치(音癡)라 할지라도 즐겨 듣는 노래 중 하나이다. 노래에서 '물새야 왜 우느냐'라고 묻는 것은 물새가 곧 자신으로 여겨 되묻는 혼잣말이다. 노래하는 사람이 물새의 심정이 쉼 없이 흘러가는 세월에 따라 흘러갈 뿐이지 원망하여 우는 것으로 감정이입(感情移入)한 것이다. 

노랫말에서 궁금해하는'물새야 왜 우느냐'의 답변을 대신에 한다. 물새, 산새, 들새 등 새들이 우는 이유는 울음은 존재 알림, 천적의 출현으로 인한 경계, 짝을 부르거나, 동료를 부르거나, 영역을 알리는 등 목적에 따라 운다. 또한, 목적에 따라 울음소리를 크게, 작게, 날카롭게, 부드럽게 등 차이를 둔다.

한편, 대중가요 중에는 어떤 물새인지를 밝히지 않은 노래도 있다.

외로이 흐느끼며 혼자 서있는/ 싸늘한 호숫가에 물새 한 마리/ 짝을 지어 놀던 님은/ 어디로 떠났기에 외로이 서서/ 머나먼 저 하늘만 바라보고 울고 있나/ 아~아아아아아아아아~못난 님은 떠난 님은 못 오는데~(하춘하, 물새 한 마리 1절 가사) 

반면, 조류 생태적으로 서식지를 분명하게 밝힌 노래가 있다. 동요<오빠 생각〉이다.

뜸뿍 뜸뿍 뜸뿍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오빠 생각 1절 가사)

가사 내용'뜸뿍 뜸뿍 뜸뿍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는 운다는 것에서 뜸북새(뜸부기)와 뻐꾹새(뻐꾸기)의 서식지와 울음 소리를 의성적(擬聲的)으로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동요<고향 땅〉 역시 계절적으로 검증된 노랫말이다.

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동요 고향 땅 1절 가)

현재 울산의 산에는 아카시 흰 꽃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일벌은 아카시 꽃향기를 쫓아 열심히 가루받이 활동을 하고 있다. 간간이 뻐꾹새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수컷 뻐꾹새는 울음소리로 짝을 부른다. 암컷은 목소리를 통해 건강한 신랑감을 선택한다. 조류 생태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노래도 있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소양강 처녀 1절 가사) 두견새는 결코 갈대와는 인연이 없는 새이다. 오히려'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개개비야'라는 표현이 사실적이면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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