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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와 고용노동부가 지역 금융기관과 손잡고 청년 근로자들의 목돈 마련을 돕는 공제 사업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조선업 내일채움공제 사업'이 그것이다. 청년 근로자가 매월 12만5,000원을 적립하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매월 37만5,000원을 지원해 1년간 근속 시 만기 공제금 600만 원과 이자를 지원하는 자산형성 사업이다. 울산에 주소를 둔 만 18세 이상에서 만 39세 이하 청년으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사내 협력사에 2022년 3월 14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정규직으로 입사한 450명이 지원 대상이다.

1년에 150만원 저축했는데 찾을 땐 600만원…조선업 청년 유입 유도
 울산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조선업 인력 확보와 청년들의 일자리 안정 및 장기근속 유도는 물론 지역 청년들의 역외 유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인구 역외 유출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매우 바람직한 조처라 생각된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다양한 실천사업의 일환이라 여겨진다. 안 그래도 현 정부의 지역 공약 사업으로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역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 기회 제공 등을 위해 창업 지원 기관 형태의 스타트업 혁신파크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울산시도 당시 자동차와 조선 등 전문인력이 해외 등으로 빠져나감에 따라 숙련기술자의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고 청년들이 울산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직업교육 훈련기관인 '글로벌 숙련기술 진흥원' 조성을 요청한 바 있어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알다시피 정부의 고용 예산이 지난해 30조 원을 넘어섰는데도 그냥 쉬는 사람과 구직단념자를 포함한 잠재적 실업 인구는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이처럼 고용의 기반이 무너지다시피 한 것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도 일자리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금은 세금대로 쓰면서 정작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그동안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환경은 비대면·디지털로 변화함에 따라 신산업분야 지역 인재 양성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역산업맞춤형 청년 일자리 사업에 매진해야 할 때이다. 때맞춰 울산시와 고용노동부 울산고용노동지청, BNK경남은행, 울산일자리재단이 조선산업 일자리 지원을 위한 '조선업 내일채움공제 사업 업무협약'을 지난주 체결한 것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울산시, 지역 조선산업 일자리 창출·장기근속 유지 효과 높여 나가야
 참여 기관 모두 각각의 역할을 충실해 이행한다면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우선 울산시와 고용노동부는 '조선업 내일채움 공제' 사업의 관리를 맡고, 주관은행 BNK경남은행은  공제 가입자의 통장 개설과 적립금 납입 및 해지 만기금 지급 등 금융 운영을 관리한다. 또 울산일자리재단은 공제 사업 홍보와 청년 가입 유치 등 원활하게 사업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창업과 일자리를 잡아야 청년들이 울산으로 몰리고, 울산이 산업수도로서 재도약할 수 있다는 책임과 의무감을 갖고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모색해 도움을 주길 바란다. 청년실업과 일자리에 재정 투입이 만능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실천 방안에 대한 지혜를 모으는 게 순리일 것이다.

 울산시는 참여 기관이 가진 경험과 기반을 적극 활용해 울산지역 조선산업의 일자리 창출 및 장기근속 유지 효과를 더욱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업이 좋은 일자리가 전제되지 않으면 일회성 사업에 불과할 것이다. 효율적인 예산 집행과 정책 이행이 없으면 효과가 미약한 면피성 정책으로 전락할 여지가 있다. 이번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해 다른 업종으로의 확대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은 경제 환경이 모두 어렵다. 고금리 저성장 기조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자리 창출력 저하를 풀기란 더더욱 버거운 복병이라 할 수 있다. 고용시장의 이상기류는 여러 고용지표에서 확인이 되고 있다. 예산 집행의 최적화와 노동시장 개선에 정부와 지자체, 기업체 및 관련 기관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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