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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수 울산 개인택시기사
변종수 울산 개인택시기사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약속을 하게 된다. 그 약속을 지키려면 스스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신뢰감을 줄 수 있고 또 관계증진도 할 수 있다. 약속은 인간사회의 기본 질서이고 도덕적 중요한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책임으로 임하는 것보다 책임의식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사회생활 속에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직장에서 책임의식은 수동적인 면을 수반하지만 주인정신은 능동적인 자세를 말한다.

그러면 책임의식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해 보자. 책임의식은 생각의 한계에서 일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것은 주어진 일에만 충실하고 그 이상의 가치 추구에 무관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쉬운 예로 학교에서 숙제를 내주면 집에 와서 그 숙제에만 열중하고 숙제를 끝내면 책임완수라는 해방감에 젖어 나태해지기 쉽다. 어릴 때부터 너무 책임의식을 강조하면 사람은 획일화된 사고에 젖어 변화와 창의의 넓은 사고력을 키우는데 한계를 가지게 된다. 즉, 한 번 가르쳐 준 길만 답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무원들도 주어진 업무에 대해 너무 책임의식에만 갇혀있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져 시민들의 좋은 아이디어 제안도 불필요한 일거리로 생각해서 무시해버리기 쉽다. 한 예로 요즘 길거리에 교통안전 캠페인 문구가 많은데 그중에 '깜빡이 켜는 배려운전'이란 현수막을 볼 수 있다. 말로 백번 천번 하는 것 보다 일 년에 딱 한 번 단속으로 운전자들한테 각인시켜주는 것이 몇백 배의 효과적이다고 제안해도 경찰은 고유 업무 때문에 단속을 제대로 못한다는 변명을 하고 있다. 이것은 주어진 통상업무의 책임의식 밖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것은 법령에 의한 의무조항(도교법 제38조1항)인데도 이 중대한 법 집행은 하지 않고 '배려운전'이라는 감성적인 표현으로 운전자들한테 어필하는 업무행태가 너무 안일해 보인다. 또 시내 곳곳에 신호등 기둥과 카메라 기둥이 각각 옆에 따로 세워져 있다. 그 철 구조물이 도심 미관을 해치고 자원 낭비로 보여 이것을 기둥 하나로 일체화할 것을 제안해도 나름대로 핑계되는 일에만 일관한다. 돈이 되면 못 만드는 것이 없는 세상인데 시민들의 좋은 제안도 고유 업무의 책임의식 밖에 있으면 모두가 불필요한 일로 받아드린다. 한마디로 일상적인 업무 외 덤으로 일을 떠맡지 않겠다는 책임의식의 한계를 엿볼 수 있다.

지난번 안전띠 전 좌석 착용 의무에 따른 캠페인과 더불어 단속을 실시한 결과 현재 택시의 경우 앞 좌석은 100% 뒷좌석은 80%~90%의 착용률을 나타내고 있다. 야간 등화나 방향지시등켜기 등 법규위반에 대해서도 단속을 한 번만이라도 실시하면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고취 시키고 의식변화를 유도하는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업무혁신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가능하다. 그것이 바로 주인정신이다. 주인정신은 책임의식의 한계를 벗어나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마인드로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고 일의 능률을 극대화하려는 정신자세를 말한다.

특히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있어 주인정신은 업무혁신을 이루는 일이다. 기존의 업무 시스템에서는 어제도 오늘도 똑같은 결과물만 생산하게 된다. 업무혁신은 실무자들의 아이디어(창의)를 적극 계발하고 국민적 제안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책임의식의 관행에 젖어있으면 시대변화에 부응하지 못한다. 주인정신은 기회주의적인 사고를 없애고 권한과 책임을 적절히 행사하여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금 이 자리가 간이역이라 생각하면 안일무사와 보신주의에 빠지기 쉽다.

주인정신은 어떤 시스템에 의해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기능공(operator)이 아니라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기술자(engineer)의 자세를 요구한다. 기술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진단하고 개선하려는 자세를 말한다. 비리와 비효율은 책임의식에 젖어 나태해진 업무행태에서 발생할 수 있다. 권력을 소유개념으로 생각하면 온갖 유혹과 비리에 젖기 때문에 빨리 관리개념으로 바꿔줘야 한다. 관리개념은 주인정신에 입각하여 그 가치를 추구하고 업무혁신을 이뤄나가는 것이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이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는 자는 가장 강한 자도 가장 현명한 자도 아닌 변화하는 자다" 찰스 다윈의 말이 생각이 난다. 주인정신은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불합리의 문제점들을 찾아내어 스스로 개선하려는 의지가 책임의식을 극복하고 주인정신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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