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여름부터 찾아온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태화강 중상류 일대가 녹조와 이끼로 온통 뒤덮여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 본보 기자가 찾은 울주군 범서읍 망성리 선바위 지점은 상류와 이어져 있는 강 가장자리에 녹조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녹조 라떼'는 옛말이고 '녹조 잔디밭'으로 변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가뭄으로 오래전 물이 마른 곳은 잡초들 사이사이 이끼와 녹조가 끼여 악취까지 발생해 괴로웠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기도 하나 예삿일이 아니었다. 
 최근 3개월 간 울산지역 강수량은 평년(284.7㎜)보다 22% 적은 222㎜에 불과한데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여러 부유물이 강물에 머물어 녹조현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올해는 5월부터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광합성에 따른 녹조류가 번식할 만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흔히 이끼와 녹조는 흐르는 강물을 따라 떠내려가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가뭄까지 겹쳐 물이 고이면서 더 심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물 위 녹조류로 인한 용존 산소량이 줄어들어 수질오염의 가능성을 키운듯하다. 

 보건환경연구원이 태화강 수질검사(망성 지역 기준) 결과 지난달 수치가 1.5 BOD(㎎/ℓ)로 작년 5월 2.7 BOD(㎎/ℓ)보다 오염도는 줄어 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도리를 다했다고 강조해서는 인될 일이다. 수치가 규제 범위 안에 들어있다고 안심해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건 무리다. 녹조현상이 무서운 건 물속 산소량이 줄면서 생태계를 파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기후변화로 여름철 이상고온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예고도 나온 상태다. 결국 녹조는 일상화되고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게 뻔하다. 
 그저 정수처리로만 해결될 일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녹조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영양염류의 유입을 집중적으로 저감해 녹조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여름철 공공 하·폐수처리장의 방류량을 줄이고 환경지킴이 등 다양한 감시수단을 활용해 하천변의 오염원을 막아야 한다. 곧 다가올 장마철에 기대서도 안 된다. 지자체와 관계기관 합동으로 오염시설을 점검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해당 자치단체의 의지로 시의적절한 대책을 세워 시급히 풀어나가야 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